금융위원장 12차례 현장 간담회…'규제 개선' 요구 속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최근 몇 년 사이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규제 개혁이 진행 중인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금융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규제 완화 정책이 이뤄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금융권의 '숨은 규제'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를 통해 금융업을 전반적으로 개선하고 영업의 활로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초 숨은 규제 찾기 사이트(www.fcsc.kr)를 만들어 금융 현장의 제보를 받는 동시에 금융계 최고경영자(CEO)와 각 금융 협회장을 직접 만나 수차례 간담회를 열었다.
이달까지 총 12차례의 간담회를 열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과 금융 투자, 사모펀드 등 다양한 분야를 찾았으며 29일 현장 간담회가 종료된다.
금융위가 추진하는 규제 완화는 상당수가 자본시장에 집중돼 있다. 자본시장은 금융 위기 이후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을 뿐 아니라 기업의 자금 통로에 영향을 미치며 경제 전반을 침체시켰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융투자회사의 진입 및 퇴출 요건을 강화해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기업공개(IPO) 활성화를 위한 공시 완화, 세제 혜택 등 전체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미 금융위는 금융지주의 사모펀드 설립을 허용하고 코스피 변동성에 연계되는 파생 선물 상품의 출시를 준비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업계로부터 건의 받아 온 영업용 순자본 비율(NCR) 산정 방식을 변경해 금융투자회사들이 좀 더 수월하게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했다. NCR은 금융투자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과도한 기준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반면 은행과 보험, 회계 등 다른 금융 업계의 경우 시장으로부터 규제 완화에 대한 요구가 적은 편이다.
금융위는 은행의 해외 진출을 가로막는 규제를 없애 금융 한류(韓流)를 구현하고 은행의 저성장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나, 현장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은행의 해외 진출이 성공을 거둔 사례가 매우 적고 아시아 제3국의 시장에서는 이미 독점이나 포화 상태가 심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주택담보대출 한도와 같은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민원이 접수됐는데,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 완화와 다르다"고 말했다.
보험 업계 역시 보험약관을 상품마다 일일이 인가 받아야 하는 등 일부 규제가 지목되고 있지만 저성장 구조를 벗어날 수 있는 해법은 많지 않다는 분위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