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과 KB국민은행 간 집안싸움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분위기다.
지난 27일로 정해졌던 KB금융의 임시 이사회는 일부 사외이사들의 개인 사정 등으로 일정이 30일 오후로 재조정 됐다.
더구나 지난 29일 열린 입찰 제안서 추가 마감에 기존 SK C&C외에 다른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효경쟁이 무산된 상태여서 이날 이사회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KDB산업은행은 청해진 해운에 대한 대출금 잔액 회수에 들어갔다.
산업은행은 청해진해운의 인천·제주노선 면허취소 등을 사유로 기한이익상실을 통보했으며, 조만간 담보물에 대한 매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 길어지는 집안싸움…이사회서 종결될까? = KB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 교체를 재논의하기 위한 임시 이사회가 30일 오후 6시에 열린다.
지난 23일 1차 이사회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해 27일 열기로 했던 자리가 한 차례 미뤄진 것이다.
외형적으로는 IBM 메인프레임 기반의 전산시스템을 유닉스 체제로 교체하느냐 마느냐의 논쟁이지만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지주회장과 은행장 간의 대결구도로 보는 이들이 많다.
나아가 은행 등 계열사 위에 금융지주라는 컨트롤 타워를 가진 구조가 '옥상옥'이라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이와 더불어 국민은행 노조는 30일 여의도 본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경영진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
한편, 금융감독원은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벌어진 갈등에 대한 특별검사가 끝나는 대로 대규모 검사 인력을 투입해 KB금융과 국민은행의 전 분야를 점검할 방침이다.
□ 채권단, 청해진해운 대출금 회수 돌입 = 청해진해운에 169억원을 대출해준 KDB산업은행이 대출금 잔액 회수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26일 산업은행은 청해진해운에 기한이익상실을 통보하고 대출 잔액에 대한 회수절차에 들어갔다.
기한이익상실이란 금융기관이 채무자에게 빌려준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뜻한다. 채권자는 대출금 연체 및 회사영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채무자의 자금상황에 경고등이 켜지면 이를 통보할 수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은행 내에서 (청해진해운) 담당이 기업구조조정부로 이관 됐다. 담당 부서에서 검토해서 회사 매각 또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매매나 경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부감사인이 작성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은 산은에 세월호를 비롯, 오하마나호, 오가고호, 데모크라시 1호와 5호를 담보자산으로 제공했다.
담보가치의 총합은 237억8857만원. 이중 세월호를 제외한 담보들의 장부가액은 66억8700만원에 불과해 세월호에 대한 보험금 수취 여부가 대출금 회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113억원에 달하는 보험금의 질권은 산업은행 앞으로 설정돼 있으며, 전손 시 메리츠화재가 약 77억원을, 나머지 금액을 한국해운조합이 부담한다.
다만 메리츠화재는 이중 60% 가량을 다시 코리안리 등 재보험에 출자해 놓은 상태라 대출금 회수까지는 다소 복잡한 절차가 필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