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째 제자리걸음…역대 최장 16개월 동결에 근접
세월호 참사·환율 하락으로 내수·수출 등 감소 이어져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6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지난 2012년 10월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벌써 13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이는 한은의 기준금리 역대 최장 동결 기간인 16개월(2009년 3월∼2010년 6월)에 가까워진 기록이다.
앞서 시장은 기준금리 동결에 올인을 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채권전문가의 100%가 6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채권전문가들이 지난해 9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한 이후 9개월만에 의견일치를 본 것이다.
이번 금리 동결의 원인은 대외적인 것보다 대내적인 요소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과 관련 "세계 경제가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 변화, 일부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약화 등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이처럼 대외적인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지만 문제는 내수와 수출이다.
한은이 밝힌 국내경제동향을 보면 소비와 수출이 동반 감소하고 있다. 4월중 소매판매는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 중심으로 전월대비 1.7% 감소했으며, 5월중 수출은 479억 달러를 기록하며 영업일수 감소의 영향으로 전년동월 대비 0.9% 줄었다.
다만 설비와 건설투자가 증가하는 대목은 위안이다. 설비투자는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등 기계류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호조를 보이면서 2.6% 증가했고,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을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6.9% 늘었다.
또 4월 중 제조업 생산은 전월수준을 유지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은 여가관련 서비스업, 숙박·음식점업 등에서 줄어들면서 전월대비 1.0% 감소했다. 5월중 취업자수는 도소매, 숙박·음식, 금융보험업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18만6000명이 감소했다.
5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 및 석유류 가격의 하락폭 축소 등으로 전월의 1.5%에서 1.7%로 높아졌으며,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전월의 2.3%에서 2.2%로 소폭 하락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 기대, 외국인의 증권투자자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상승했으며 장기시장금리와 환율은 하락했다.
한은은 세월호 사고의 영향으로 소비를 중심으로 개선 흐름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세월호 참사 이후 급격히 위축된 소비와 최근 원화강세에 따른 수출경기 부담감 등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금리 인상쪽에 무게를 두고 있던 한은이 금리에 변화를 주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통위는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 해외 위험요인과 세월호 사고 이후의 내수 움직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성장세 회복이 지속되도록 지원하겠다"며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 범위 내에서 유지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