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부동산 투기 조장"…기재위에 박영선·김현미·박범계 전진배치
與 "DTI·LTV 이미 사문화", '최경환 지키기' 나설 듯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 압박이 심해지는 가운데, 내각 2기 인사 중 핵심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사진)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여야의 격렬한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최 후보자가 지명된 이후 첫 일성으로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 등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를 밝힌 것에 대해 야당이 격렬히 반대하면서 경제수장으로서의 능력 검증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현재 문 총리 후보자 문제로 인사청문 일정이 올스톱된 상황이지만 이 문제가 일단락되면 최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6월 말이나 7월 초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이미 지난 19일에 열린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최 후보자가 밝힌 DTI와 LTV 규제 완화 방침에 대해 한차례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은 "LTV, DTI 규제 등 주택가격 대비 대출금 규제가 사문화됐다. 이는 주택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이라며 "해제하던지 완화하던지 기준을 새로 하던지 해야 한다"고 규제 완화를 외친 반면, 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은 "부동산 투기 조장으로 경기를 부양하려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부동산 정책이 서민들의 주거권 보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최 후보자의 금융규제 완화 방침에 대해 앞서 부정적 입장을 밝혔던 금융당국들이 유보적인 자세로 돌아선 것이 알려지면서 야권의 비판을 사고 있다.
□ 한은, 벌써부터 '코드 맞추기'(?)…DTI·LTV 규제완화 하루 만에 말 바꿔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지난 19일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DTI LTV 규제 폐지시 가계부채 등 국민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과 폐지에 대한 한은의 입장' 답변을 23일 <한겨레신문>을 통해 공개했다. 답변에서 한은은 DTI·LTV 규제에 대해 "가계부채의 급격한 증가를 억제하고 이를 통해 가계 재무건전성 및 금융기관의 경영안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규제 완화는) 신중하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다음 날인 20일 한은은 수정된 답변을 다시 제출했다. 규제 역할에 대해서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다소 제약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이라고 부연하고, "종합적으로 감안해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원래 답변에 있던 "신중하게"라는 부분을 삭제했다.
이에 박 의원은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는 가계부채를 자극해 금융안정이라는 한은의 설립목적을 훼손할 수 있는만큼 한은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하루 만에 말을 바꾼 것은 최 후보자를 의식한 것으로 스스로 정부의 '남대문 출장소'임을 자인하고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 野 "'실세부총리' 경제활성화 가속화"…철저한 정책검증 예고 = 야권은 친박 핵심 의원이 실세 경제부총리가 되는 것은 결국 경제민주화를 버리고 '경제활성화'를 가속시키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제민주화-복지'를 당헌으로 못 박고 있는 야당들은 집중적인 정책검증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국회 기획재정위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다수의 '저격수'의원들로 포진된 점도 최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순조롭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19대 후반기 기재위에는 전반기 법사위원장이던 박영선 원내대표와 전반기 기재위 야당 간사이던 김현미 정책수석,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 박범계 원내대변인 등 원내지도부가 대거 배치됐다. 여기에 간사에는 윤호중 의원이 가세했고, 정의당에서는 박원석 의원이 최 후보자의 능력 검증에 날을 세우고 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선출 당시 '경제민주화-복지'를 키워드로 내걸며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후퇴를 막을 것을 천명한 바 있다.
한편 최 후보자는 현재 기재부 1,2차관과 실국장급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등 청문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여야 의원들의 예상 질의를 연구, 부동산 경기활성화와 규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