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인사청문회 제도, 취지 맞게 보완해야"
박영선 "朴대통령, 야당대표 시절 '반대하는 당' 강조"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이후에도 2기 내각 인사청문회 격돌이 예상되자 여당인 새누리당은 청문회 제도 개선을 내세우며 문제 인사들 '사수'에 나섰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인사참사'의 본질은 인사청문회법이 아닌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의 문제라고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강조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 회동한 내용을 언급하며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을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청문회제도가 있는 나라는 미국 정도다. 그 외에는 이런 제도가 없다. 미국의 인사청문회는 200년 동안 이어져 왔는데 우리의 총리 인사청문회는 2000년도에 시작됐다. 이제 13년 정도 운영했다"며 "이 제도에 대한 시행착오와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다듬어 인사청문회 제도 취지에 맞게 가야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과 실효적이고 생산적인 인사청문회제도에 대해 논의를 할까 생각 중"이라며 내주 월례회동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할 뜻을 밝혔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들으려 하지 않는 야당, 낙인찍기만 하는 야당 앞에서 세상 어느 누가 온전할 수 있겠느냐"며 "정치공세와 망신주기 인사청문회는 새정치연합이 내려놓아야할 구태정치 목록 중 하나"라고 공세를 폈다.
윤 사무총장은 "인사청문회의 본연의 목적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정책 업무능력 검증을 공개로 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인사청문회법 개정을 추진하려는 새누리당을 비난하며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 개선을 촉구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지난 2006년 한나라당 대표시절 당시 참여정부 개각에 대해 "야당이 영어로 'opposition', 반대하는 당이다. 국민을 싹 무시한 개각"이라고 비판한 것을 지적하며 "이렇게 말씀하면서 당시 인사청문회를 거부한 바 있다. 이제 대통령이니 이런 말들을 잊거나 기억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야당이 야당의 역할 못하면 나라가 썩게 된다"고 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급한 것은 다른 게 아니라 청와대 인사시스템을 고치는 것"이라며 "2기 내각은 다른 내각과 다른 특별한 내각이 되어야 한다. 왜냐면 대통령이 '국가개조론'을 내놓으며 꺼낸 개각이기 때문"이라며 "상처투성이 인사들로 국가개조가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우윤근 정책위의장 역시 "박 대통령의 인사검증 부실은 국회 탓, 제도 탓도 아니다. 청와대 내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본질적 문제다. 인사참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인사참사의 책임에 대한 명백한 남 탓은 물타기 의도"라며 "표절 명수, 북풍 차떼기 전문, 맥주병 내리치기, 음주운전 장관 후보자 등 국민 눈높이에 한참 벗어나는 후보들을 구하기 위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국회마저 깜깜이 인사에 들러리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정권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스스로 임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을 망신주기로 끌어낸 사람이 누구인가. 청와대다"라며 "뜯어고칠 것은 국민도 언론도 인사청문회법도 아니다. 인사참극을 야기한 청와대와 인사검증 시스템부터 뜯어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