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을 경선 배제된 친이 임태희 "전례 없는 일"
새누리당이 '혁신' 키워드를 강조하며 한 달 앞으로 다가온 7.30 재보선 채비에 들어간 상태이지만 재보선 공천을 두고 들려오는 당내 파열음이 심상치 않다. 당내 영향력 있는 거물이 납득할 수 없는 경선규정으로 후보자에서 배제돼 반기를 드는 등 갈등기류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
□ 연일 '혁신' 외치는 윤상현 "삼성전자 배워야" = 당 재보선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인 윤상현 사무총장은 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제 새누리의 이름은 혁신이다. 이번 전대도 혁신 전대가 되어야 한다"며 "혁신하면 생존할 것이고 혁신하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를 '혁신'사례로 끌어들여 "삼성전자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자기 혁신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혁신의 요체는 고객과의 소통이었다"며 "고객이 원하는 기술과 서비스로 시장에 호응했다. 새누리당이 삼성의 절반만이라도 도전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당의 브랜드 가치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날 당 혁신기구인 새누리를 바꾸는 혁신위원회(새바위)는 1차 회의를 갖고 본격 활동에 나선다. 하지만 재보선을 앞두고 공천 갈등 조짐이 일고 있어 '혁신' 키워드가 퇴색되고 있다.
□ 임태희 경선 배제…이혜훈 공천신청 철회 = 특히 당 재보선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윤상현 사무총장)가 경기 평택을에 출마 준비를 하고 있는 친이 핵심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경선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당 공천관리위원인 김태흠 의원은 임 전 실장 경선 배제 결정에 대해 "임 전 실장이 도농복합지역이라는 지역 정서에 걸맞지 않는 인물이라는 평이 많았고, 야당 후보와 여론조사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지 못했다"면서 "미래의 표 확장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통령 비서실장이었기 때문인가"라며 즉각 반발하고 당 공천위에 재심을 청구할 뜻을 밝혔다. 나아가 탈당을 통한 무소속 출마도 고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임 전 실장은 "당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후보자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경선 참여 기회조차 봉쇄하는 결정을 했다"며 "이는 평택 시민의 의사를 완전히 왜곡하고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모든 방법을 동원해 당의 부당함을 알릴 것"이라면서 "우선은 당헌당규에 따라 재심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친이계 핵심으로 친박계에 의해 희생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런 전례가 없었고, 저도 당 운영 중심에 있었고 국정운영도 했던 사람인데 이런 결정을 내린 적이 없다"며 "오히려 여러분께 왜 이런 결정이 났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이혜훈 전 최고위원 역시 울산 남구을 출마 선언을 했지만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론조사 경선 결정에 반기를 들었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공천 신청을 철회했다. 울산 남구을은 김두겸 전 울산남구청장, 박맹우 전 울산시장, 이 전 최고위원 등이 경선에 나설 예정이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12년 시장을 한 분, 지역에서 재선 구청장을 한 분과 100% 인지도만으로 경쟁하는 여론조사 경선을 하라는 것은 이혜훈만은 안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공천신청 철회 배경을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번 결정은 당이 나아가야 할 혁신의 방향도 아니고 정치적 사선을 함께 넘었던 동지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도 아닌 것 같다"고 당에 섭섭함을 나타냈다.
총 15곳 재보선이 치러져 미니총선으로 불리는 7.30 재보선은 새누리당으로서는 과반의석 사수라는 절대적 과제가 놓여있여 임 전 실장과 이 전 최고위원 등 거물들의 전략공천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