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비중 16% vs 수입비중 45%, 미화부채 2조8000억원
환율하락으로 수출기업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환율이 하락하면서 웃음을 짓는 기업도 있다. 수출보다 수입 비중이 높거나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은 환율 하락으로 원재료비나 부채상환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업체들은 최근 수년동안 설비를 크게 증설해 생산제품의 25~30%를 수출하지 않으면 재고가 쌓이는 구조로 알려져있다. 이때문에 최근 환율하락을 바라보며 속이 타고 있는 것으로 전한다.
그러나 같은 철강회사라도 현대제철은 사정이 다르다.
현대제철의 경우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에 특화돼있어 대부분의 제품을 국내에 팔고 전체 매출의 16%를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최근 현대ㆍ기아차의 생산이 증가하면서 이전보다 더 많은 제품을 자동차회사에 팔고 있다"며 "해외매출 비중이 올들어 16%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에서 들여 오는 철강 원재료가 매출의 45%를 차지하기 때문에 환율이 떨어질수록 매출이익이 늘어나는 영업구조를 갖고 있다. 환율하락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얘기다.
■ 중국 저가 철강제품의 가격도 더 싸져...경쟁 더 치열
이밖에도 현대제철이 갖고 있는 외화부채는 4조300억원 가량되는데 이중 미국달러로 갚아야되는 부채가 2조8000억원에 달해 환율이 하락할 수록 이자 지급과 상환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영업외 부문에서도 환율하락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환율하락이 꼭 이익만 증가시키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얘기한다. 최근 국내에 쏟아져 들어 오고 있는 중국의 싸구려 철강제품들 때문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가뜩이나 중국의 저가 철강이 국내 시장에 쏟아져 들어와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는데 환율이 떨어지자 중국 철강업체들이 철강가격을 더 내리고 있다"며 "환율하락으로 얻어진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중국 저가철강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