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비리 전력자 청문회 될 것…국민 눈높이 변하지 않아"
여 "근거 없는 野공세 단호 대처…후보자들 당당히 임하라"
세월호 참사 후 단행된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7일 시작되는 가운데, 야당은 장관 후보자들의 부적격성을 거듭 강조하며 현미경 검증을 예고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국민 눈높이 검증을 내세우면서도 야당이 낙마 대상으로 지목하는 후보들을 방어할 태세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기 내각 인사청문회에 대해 "공직후보자 청문회가 아니라 비리 전력자 청문회가 될 것"이라며 "자격 없는 사람을 골라도 이렇게 고를 수 있나 생각이 들 지경이다. 국민의 법 감정으로 본다면 대부분이 처벌 대상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여당의 인사청문회제도 개선 주장에 대해서도 "제도 개선을 말할 게 아니라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게 시급하다"며 "초보적인 검증조차 못하고 청문회에 내보내고 청문회 기준이 까다롭다고 말하는 것은 성실하고 책임 있게 살아온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대부분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았다. 국민 눈높이에서 용납되지 않는 후보가 공직을 맡아선 안 된다"며 "새누리당이 불통인사를 밀어붙이는 대통령의 눈치를 보면서 검증을 가로막는 방패가 된다면 날카로운 칼끝은 새누리당을 향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영선 원내대표 역시 "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제외하고는 성한 사람이 없는 2기 내각이다. 인사청문회는 절차를 지킨다는 의미에서 저희가 열고 있는 것이다. 2005년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며 청문회 제도를 만들고 진행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국민 눈높이는 변하지 않았다. 후보자 면면을 보면 보수는 국회에서 망한다는 말을 실감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투기와 병역 탈세 등 4종 비리 세트에다 차떼기 전달책, 음주운전 등의 이력을 가진 후보자들이 통과하면 국민들의 허탈감과 상실감은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지 난감하다"며 "국가의 미래를 위해 임명 강행이 능사가 아니다. 대통령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 인사검증도 제대로 안하고 이렇게 자신들 입맛에 맞는 엉터리 인사를 추천한 배경이 어디에 있는지 국회 운영위에서 원내대표단이 철저하게 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리 당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철저한 검증을 하겠다"며 "야당보다 더 매섭게 철저하게 검증하되 야당의 근거 없는 공세에 대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숙하고 발전적인 민주주의에 입각한 인사청문회가 되길 야당에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인사청문회에 임하는 후보자들을 향해 "각 후보자들은 적어도 한 나라의 장관 후보자라는 자세를 갖고 소신을 당당히 밝히라"며 "자료 제출 시비가 안 나오도록 정정당당하게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2기 내각 인사청문회는 이날부터 10일까지 나흘 간 총 8명의 후보자의 도덕성과 업무능력 및 자질 등이 검증된다.
이날 이병기 국가정보원장과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시작으로 ▲8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이기권 노동부 장관 후보자 ▲9일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10일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검증이 치러진다.
이들 중 야당은 차떼기 전달책과 북풍공작 등 정치공작 이력이 있는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와 제자 논문 가로채기, 칼럼 및 논문 제자 대필 등으로 비판이 높은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거듭 '불가' 방침을 밝히고 있어 여야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