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부적절'…답변 태도 논란, 정회 위기 맞기도
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는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제자논문 가로채기와 논문 표절, 칼럼 대필 등 교육자로서의 자질 문제를 놓고 여야 의원들의 혹독한 검증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표절'에 대한 정의를 놓고 의원들과 김 후보자 간 개념 공방이 이뤄지면서 한때 정회 위기를 맞기도 했다. 특히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마저 제자논문 가로채기와 표절 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자질 문제를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은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교원대 김 모 대학원생의 석사논문을 거론했다. 논문 심사위원장이었던 김 후보자가 논문 단독 저자로 학술지에 실린 것을 질타한 것.
이에 도 의원은 "지도교수도 아니고 심사위원인데 2002년 석사논문을 정리해 학술지에 게재하는 것을 대학원생이 동의했다고 했는데, 왜 교수가 제자의 논문을 갖다 쓰나. 교수가 하는 일이 뭔가. 자기이름으로 왜 발표 안하느냐"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석·박사 학위논문은 미간행물"이라고 답했고 도 의원은 거듭 "제자가 동의하고 설사 먼저 (쓰라고) 제안해도 연구 윤리상 안 된다고 하는 게 교육자로서 할 일 아닌가"라고 다그치자 "사과를 드렸고..."라고 말했다.
도 의원은 "이 논문 쓰는데 무슨 기여를 했나. 학자가 하는 일이 연구하고 저서를 내고 논문 내는 일인데 지금 와서 정정해준다고 그럼 되는 건가. 교원대는 다 그렇게 하나"라고 비난하자 김 후보자는 "자꾸 윽박지르지만 마시고..."라고 항의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답변 태도를 문제삼고 사과를 요구했다. 같은 당 유기홍 의원은 "윽박지른다는 표현은 청문회 전체를 모독하고 청문위원을 모독하는 표현"이라며 "후보자가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청문회 할 수 없다"고 지적했고 설훈 위원장이 김 후보자에게 사과를 요구하자 "표현을 거칠게 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표절' 정의를 놓고도 논란을 빚었다. 도 의원은 김 모 대학원생의 박사학위 논문 내용과 김 후보자가 학술지에 실은 내용을 비교하며 "마침표, 띄어쓰기까지 같다. 2,3,4장, 결론까지 다 똑같다. 이게 표절 아니냐"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표절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
이에 같은 당 배재정 의원은 "그럼 뭐가 표절이고 뭐가 표절이 아니냐"고 표절에 대한 입장을 촉구했고 김 후보자는 "표절은 생각하기에 어떤 특수한 용어나 새로운 단어를 중심으로 인용 없이 쓰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안민석 의원은 "교육부에서 발간한 연구윤리 지침 4조 3항에 표절에 대한 정의가 있다. '타인의 아이디어와 연구 결과를 적절한 인용 없이 사용하는 행위'"라며 "남의 논문을 자기 것으로 도둑질한 것이다. 범죄행위에 해당된다"고 김 후보자를 몰아세우며 정회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 역시 제자논문 가로채기 문제에 대해서는 교육부 수장으로서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은 "단독저자가 있는데 교수의 이름을 실은 것을 실수라고 할 수 있나. 이건 실수가 아니다. 이건 솔직하게 인정하고 답변하라"며 "관행이라고 하지만 교육부 수장으로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상일 의원 역시 "후보자가 죄송하다면서 앞으로 논문제도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후보자 스스로 관행의 혜택을 입고 장관이 되겠다면서 그런 시스템을 만들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타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그렇게 물으시면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얼버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