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장애인 인권옹호를 위한 공익법률지원, '원주 사랑의집 사건' 승소
30년 동안 후원금 가로챈 장애인시설 운영자 장씨 징역 3년 6개월 확정
법무법인 태평양과 재단법인 동천은 최근 지적장애인들을 친자식으로 신고해 후원금을 가로채고 학대해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원주 사랑의집 사건'의 피해자들을 대리해 승소를 이끌어냈다고 9일 밝혔다.
'원주 사랑의집 사건'의 가해자 장씨는 1970년대 후반 장애인들을 자식처럼 돌보겠다는 명목으로 당시 5세 내외였던 피해 장애인들을 자신의 친생자로 신고한 후 함께 거주해 왔다.
하지만, 장씨는 그 후 지적장애인들에게 지급되는 후원금을 가로채고, 시설 내에서 장애인들을 지속적으로 학대해왔다.
장애인들에 대한 가해자 장씨의 각종 범죄 사실은 그간 장애인 단체들의 보고대회와 언론의 보도 등을 통해 세간에 널리 알려져 왔다.
장씨는 많은 장애인들을 자신의 친생자로 신고한 후 자신이 만든 미등록 장애인시설인 사랑의 집에 감금한 채 장애인들에게 폭언, 폭행을 일삼았고, 사망한 장애인들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병원에 버려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장씨는 문서를 위조해 장애인들에게 나오는 수당 등을 편취하는 등 장애인들을 이용한 각종 범죄를 저질렀다.
장씨는 사체유기와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폭행, 상해,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회복지사업법 위반 등의 죄목으로 처벌을 받게 됐다.
법무법인 태평양(대표 강용현)과 재단법인 동천(이사장 이정훈)은 공익법률지원 활동의 일환으로 사건 초기부터 피해 장애인들을 대리해 장씨에 대한 수사와 소송 과정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태평양과 동천 관계자는 수사기관 등에 장씨가 범한 범죄사실들에 대한 법률적 의견을 제시하고,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으며, 가해자 장씨에 대한 형사소송, 피해 장애인들에 대한 성(姓)과 본(本) 변경 신청, 개명허가 신청, 가족관계등록부정정허가 신청,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 등을 수행해 왔다고 전했다.
피해 장애인들을 위한 성(姓)과 본(本) 변경 신청, 개명허가 신청, 가족관계등록부정정허가 신청,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은 장씨와 피해 장애인들 간의 허위의 친생자 관계를 단절시키고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성과 이름을 제공해주기 위한 것이었고, 지난 1일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의 1심 재판에서 피해 장애인들이 승소하면서 일단락됐다.
또한 대법원은 지난 5월 16일 원주 사랑의 집 사건의 가해자인 피고인 장씨에 대해 3년 6월의 징역형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로써 2012년 6월 8일 한 방송국의 방송에 의해 시작됐던 가해자 장씨에 대한 형사소송이 2년 만에 종결됐다.
초기부터 이 사건에 대한 공익법률지원 활동에 참여한 태평양의 윤정노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미등록 장애인 시설이 인권사각지대로 변한 대표적인 사건"이라며, "우선 좋은 판결을 얻게 돼 기쁘고, 이 결과가 오랜 시간 힘들었을 장애인 피해자 분들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면 좋겠다"고 승소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태평양과 동천은 이번 '원주 사랑의집' 소송의 결과들이 유사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가해자들에게 경종이 되고, 우리 사회 내 장애인에 대한 학대 사건들이 조금이나마 경감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태평양과 동천 관계자는 "현재 우리 사회에는 원주 사랑의 집과 같은 미등록 장애인 시설들의 수와 그 시설에 있는 장애인의 수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을 만큼 많고, 미등록 장애인 시설 내 장애인 학대 문제 역시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을지 모를 시설 내 장애인 학대 사건들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미등록 장애인 시설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조사가 따라야 할 것"이라며 "미등록 장애인 시설에 대한 정부의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