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개조' 역할에 "나라 바꿀 생각 없다"…답변 태도 불성실 논란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불가' 입장이 더욱 단호해지고 있다. 거듭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지명철회를 촉구했다.
특히, 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제자논문가로채기, 논문 표절, 주식거래 등 자질 문제뿐 아니라 답변 태도와 불성실한 자료제출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자,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다른 후보자와 달리 '옹호'하기보다는 '국민 판단'에 맡기고 있는 분위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오전부터 김 후보자의 지난 1993년 조교수 임용 때의 '경력 부풀리기' 관련 증빙 서류와 주식거래 계좌 내역, 총 9편의 논문을 실은 한국교원대 학술지 '교육과학연구' 게재 내역 등 자료제출을 놓고 실랑이를 벌였고 김 후보자는 '오후 2시 제출'을 약속했다.
이후 김 후보자는 청와대 검증 200개 문항 체크리스트 자료 제출과 관련해서도 "청와대에서 제출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박홍근 의원은 김 후보자의 동의가 있으면 청와대 제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고 설훈 위원장이 김 후보자의 동의를 구하자 "네"라고 답했지만 바로 "검증자료라서 유출이 불가능하다고 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김태년 의원은 지난 참여정부 시절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가 논문표절 논란으로 사퇴한 것을 비교하며 '양심에 비춰 사퇴할 생각 없느냐'고 지적한 것에 "저는 양심에 거리낌이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후 관행이라는 이름의 탈법, 불법이 자행된 적폐를 뿌리 뽑기 위해 2기 내각을 구상했고, 이른바 '국가대개조'를 하려고 거 아니냐"고 묻자, "저는 대한민국을 바꿀 생각 없다. 제가 뿌리 뽑거나 하는 사람은 아니다. 점진적으로 관행을 고치는 의지를 갖고 있지, 뿌리를 뽑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뿌리가 뽑히는 거 아닌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그런 의지도 없는 사람이 여기 왜 왔나. 최소한 각오는 되어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어이없어 하자, "뿌리 뽑겠다고 하면 가만히 계시겠나"라고 항의성 답변을 내놔 의원들을 실소하게 만들었다.
특히 '5.16 쿠데타' 입장과 표절의혹을 부인하는 답변 등 논란을 빚자, 야당은 '김명수 불가'입장을 재확인하며 지명철회를 촉구했다.
새정치연합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후보자는 5.16쿠데타에 대해 서면답변에서 아직 충분한 시간이 지나지 않아 평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변명했고, 오늘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소신을 밝혔다"며 "역사적 평가와 사회적 합의가 반영돼서 역사교과서에 실려 있는 내용을 부정하는 발언이다.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와 다른 역사인식을 소신이라고 밝히는 후보자에게 교육수장을 맡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 역시 "정교수 승진심사에 사용된 논문 네편 모두 표절, 제자에게 칼럼과 특강 원고 대필, 연구비 가로채기까지 교육자로서 얼굴조차 들 수 없는 사람이 김명수 후보자다. 장관이 아니라 교수 자격도 없다"고 지명철회를 압박했다.
국회 교문위 소속의 새누리당 위원들도 김 후보자의 자질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이종훈 의원은 "자질 판단은 최종적으로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국민들은 교육행정 수장으로서 능력을 보고 싶어하는데, 죄송하지만 지금까지 답변에서는 소명을 못 해서라기보다 과연 일을 잘할 사람인지 확신이 (안 보인다.)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용교 의원은 "김 후보자가 해명능력이 너무 없는 것 같다"며 "학문하며 살아온 모습과 다르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교육부장관 후보자 자격이 너무 부족하다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많이 퍼져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