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지난 2012년 10월 0.25% 포인트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금리인하나 인상의 깜빡이를 끈 채 14개월째 직진만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통화정책방향과 관련 변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소비심리 회복이 더디고 경기회복도 주춤해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
특히 박근혜 정부 경제내각 2기를 이끌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현 경제상황을 "심각하고 매우 어렵다"고 밝히며 금리 인하 압박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우측 깜빡이(금리 인상)를 준비했던 한은이 향후 상당한 금리인하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글로벌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번 회의에 평소보다 더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추가적인 통화 완화를 간접적으로 요청한 데에 대한 한은의 입장이 이번 회의에서 확인될 것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SC은행은 "부총리는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추가 통화 완화 혹은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제성장률이 현 수준인 3%선으로 유지된다면 다음에 취해야 할 정책적 조치는 금리인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SC은행은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을 한 후에야 한은에서 금리 인상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그 시기를 내년 1분기 이후로 전망했다.
금융투자 전문가들도 지난달 동결을 100% 확신한 것에는 못 미치지만 대부분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지난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설문응답자 94.6%가 한은이 7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시장에서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예상하는 것은 완만하지만 경제성장의 기조 자체가 꺾이지 않은데다가 미 연준의 구체적인 시그널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기조에 변화를 주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총재는 취임 이후 현 수준의 금리만으로도 경제 수준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는 발언을 이어 왔었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경제는 수출이 호조를 지속했으나 세월호 사고의 영향 등으로 내수가 위축됨에 따라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
고용면에서는 취업자수가 50세 이상 연령층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예년 수준의 증가세를 나타냈으며, 앞으로 마이너스 GDP갭은 점차 축소될 것이나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는 게 한은 측의 분석이다.
6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 가격의 하락폭이 축소되었으나 석유류가격의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전월과 같은 1.7%를 나타냈고,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인플레이션은 전월의 2.2%에서 2.1%로 소폭 하락했다.
물가상승률은 점차 높아지겠으나 상승압력은 종전 예상에 비해 다소 약할 것이라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과 관련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 해외 위험요인과 세월호 사고의 영향 등에 따른 내수회복 지연 가능성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