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경기인식 3개월전과 달라졌다"
올해 경제성장률 3.8% 전망…종전보다 0.2%p 낮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지만 1년간 유지된 금통위원들의 만장일치 기조는 깨졌다.
10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기준금리 동결에 한 분이 소수 의견을 제시했다. 만장일치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14개월째 이어진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도 변화의 기조가 감지된 것이다.
이주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여러번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전문에서 하방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부분을 문단의 앞으로 보내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하방리스크를 금통위가 유념해 보겠다는 것을 강조해 문단의 구성을 바꿨다"며 "한은의 경제인식을 솔직하게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 이 총재가 현 기준금리가 실물경제를 뒷받침할 수준이라고 보고 금리인상의 우측 깜빡이를 켜고 있다고 봤는데 미세한 변화도 감지됐다.
이 총재는 "현 기준금리가 실물경제를 뒷받침할 만한 수준이라고 언급했었는데 지금도 비슷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성장세가 최근 주춤했고 앞으로 성장전망도 하향 조정을 했다. GDP갭이 좁혀지는 쪽으로 가겠지만 그 속도는 종전에 봤던 것보다는 완만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환율과 관련해서는 금리 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종전의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환율에 대해서는 금리 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이 아니냐. 부정적인 효과도 있다"며 "환율에 직접 대응하는 것이 아니고 환율에 따른 경제상황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경제상황이 안 좋고 미 연준이 의사록에서 10월경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종료 계획을 밝힌 데 대해 "미 연준이 10월에 테이퍼링 종료를 밝혔지만 금리인상 시점은 늦추고 인상폭도 완만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아직 매입 자산을 재투자할 지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고 연말에 이러한 것을 발표한다고 했기 때문에 국제시장의 변동성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면밀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정부와의 정책 공조와 경제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는 지적을 받고는 "취임할 때부터 중앙은행과 정부는 고유기능이 있고 존중하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간극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 같은 인식은 바뀐 것이 없다"며 "하지만 경기인식은 조금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초에는 국제금융시장에서 미 연준에 대한 시각이 불확실했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남아 있었는데 일주일 후 세월호가 터지며 대외리스크는 완화된 반면 국내 리스크가 커졌다"며 "그 파급효과가 일반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크고 길게 갔고 실제 지표로도 나타났는데 경기 인식은 3개월 전과 다르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한편 이 총재는 오후에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 발표와 관련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3.8%, 내년 4.0%로 0.2%포인트씩 하향조정했다"며 "올해 물가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1%에서 1.9%로 0.2%포인트 낮췄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4월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올해 4.0%와 내년 4.2%로 제시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