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은 '규제산업'이라 불릴 정도로 수많은 법령과 규제들이 혼재해 업계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 금융사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
이에 금융위원회는 현행 3100개의 규제를 일일이 검토해 그 중 700개에 달하는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혀 업계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더불어 박근혜 정부의 2기 경제팀 신설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기준금리 결정권을 가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함께 주목받았다.
금통위는 7월 기준금리를 동결시켰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가 '하방경직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시장으로 하여금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가질만한 여지를 남겨뒀다.
한편, 채권만기가 임박했던 동부제철은 채권단과의 자율협약 체제로 들어가며 한 고비를 넘겼다.
다만 동부제철에 들어간 금융권 여신이 2조6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앞으로도 금융당국과 채권은행들의 발걸음은 쉽게 더뎌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금융위 "대한민국 금융의 Big Bang 마련" = 금융위원회가 야심차게 준비한 '금융규제 개혁방안'이 지난 10일 발표됐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관계기관과 함께 법령 규제와 정책집행기관 업무처리과정에 숨어 있는 3100여개의 규제를 모두 점검하고 개혁할 것"이라며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금융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어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뒷받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앞으로 은행과 보험, 증권 등 금융그룹 계열의 영업점들은 복합 점포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또 예금이나 보험,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서 관리·운용할 수 있고 세제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개인자산관리 종합계좌(IWA)’가 도입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의 진입 시 인가를 받아야 하는 사항이 현행 42개에서 13개로 점진적으로 축소되며,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 시 겸업주의(Universal Banking)가 허용된다. 국내법에서 금지하는 업무라도 해외현지에서 허용되는 것이라면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한편, 금융위는 구체적인 추진과제를 이달 중으로 발표하고, 법령 개정 작업 등을 거쳐 올해 안으로 개혁을 추진할 예정이다.
□ 요지부동 금통위…기준금리 14개월 연속 동결 = 지난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앞으로 세계경제는 전체적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국내경제는 수출이 호조를 지속했으나 세월호 사고의 영향 등으로 내수가 위축됨에 따라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는 시각을 밝혔다.
아울러 올해 성장 및 물가전망치가 다소 하향 조정됐지만 경기회복의 큰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 그가 밝힌 금리 동결의 이유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실시한 전문가 리서치에서 설문응답자 94.6%가 한은이 7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 총재가 "성장 및 물가전망 경로상의 하방리스크가 다소 큰 것으로 평가를 하고 있다"고 언급한 부분은 향후 금리변동의 신호로 해석된다.
여기서 '하방리스크'란 경제 지표 등이 하방(下方)으로 변동할 경우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뜻하는 단어. 이 총재의 한 마디가 조만간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7월 금통위에서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전망치의 하향 조정 속에 경기하방 위험을 강조하고 정책공조의 필요성을 공감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다음 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조만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경기부양 패키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 그 다음 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 동부제철,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 = 급박하게 진행됐던 동부제철 유동성 위기가 채권단과의 자율협약 체결로 일단락 됐다.
지난 7일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동부제철 자율협약 개시에 대한 안건이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달 중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700억원의 상환문제가 해결됨으로써 동부제철은 당분간 도산을 피할 수 있게 된 것.
현재 채권단은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한국수출입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외환은행, 기업은행으로 이뤄져 있으며, 동부제철이 지고 있는 채무는 약 2조6000억원에 달하는 상태다.
앞서 채권단 편입이 예상됐던 국민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은 채권금융기관 협의회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은행의 경우 국민주택채권 51억원이 전부라 다른 기관들에 비해 규모가 작기 때문. 신보의 경우 차환발행에 참여하는 대신 자율협약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한편, 채권단은 향후 3,4개월간의 실사를 통한 경영정상화방안 결의를 통해 경영 정상화 계획 이행약정(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