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공약가계부' 발표를 통해 비과세·감면을 정비할 계획을 밝힌 가운데, 내년부터 대기업의 R&D(연구·인력개발)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등 비과세·감면 혜택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다음달 초 '2014년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대기업의 R&D 세액공제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조세지출 비용을 줄이자는 취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230개 조세지출제도 중 R&D 비용 세액공제의 지출규모가 2조9000억원으로 가장 크다. 대기업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등으로 인해 R&D 세액공제율을 줄이더라도 이미 상당한 투자유인을 갖고 있다는 근거에 따라 세혜택 '손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공제방식 간 공제율의 균형을 맞추는 것.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하 조세연)이 최근 발표한 '2014년 일몰예정 비과세·감면 정비방향' 보고서에서도 대기업에 집중된 연구개발 비용 세제지원, 공제율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R&D 세액공제 제도는 연구개발비와 인력개발비에 적용하고 있으며, 공제방식은 당기분 방식과 증가분 방식 중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돼있다.
대기업은 R&D 투자금액 규모가 크기 때문에, 전년대비 투자비용 증가분에 50%(비중소기업 40%) 공제율을 적용하는 '증가분 방식'을 선택하는 성향이 높다.
이에 반해 중소기업은 투자금액의 규모가 작아 당해연도 R&D 지출비용에 25%(중견기업 8~15%, 대기업 3~4%) 공제율을 적용하는 '당기분 방식'을 채택하는 모습이 짙다.
중소기업들은 증가분 방식 공제율이 당기분 공제율의 2배임에도 기업투자 금액이 적기 때문에, 연구·인력개발 비용 증가율이 50%를 초과하지 않는 한 당기분 방식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기업규모에 따라 공제방식 간 공제율의 불균형이 생기는 셈이다.
기재부는 조세연이 발표한 보고서를 기초로 삼아 대기업의 증가분 공제율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지출 비중이 크다는 점을 비롯해 이미 실무적으로 R&D 투자유인이 높은 대기업의 공제율을 하향하더라도 투진유인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또한 증가분 방식에 중견기업 구간을 신설해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기존 수준의 혜택을 유지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세법개정시 대기업에 적용되는 당기분 방식의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율을 현행 3~6%에서 3~4%로 조정한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조세연구원의 보고서와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효율성과 성과를 감안해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비과세·감면에 대해 비판을 덜받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