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마이크 들고 단상 내려와 김무성과 화해…파격적 연설
새누리당 차기 당권에 유력 후보인 서청원 의원은 14일 과열된 경선과정에서 날카로워진 김무성 의원과의 관계를 의식하며 "이제 오늘 전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저는 대표가 되든, 안 되든 저는 당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겠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이날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3차 전당대회 출마 정견발표에서 "저는 공천의 쓰라린 아픔을 딛고 감옥을 갔다 오고 정치보복도 당한 사람인데 화합에 앞장서겠다"며 정견발표 단상을 내려오는 파격적인 연설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김무성 후보에게 잘못한 것은 사과하고 화해해서 같이 가겠다"며 김 의원과 손을 잡고 화해의 모습을 보이자, 지지자들의 함성과 환호가 쏟아져 나왔다.
서 의원은 당대표의 역할에 대해 "첫째는 대한민국 박근혜 정부의 위기를 지키는 것"이라며 "두 번째는 다음 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인재를 키우는 기초를 다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차기 대통령과 차차기 인물들 많다"며 정몽준 전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을 언급했다.
특히, 지난 11일 합동연설회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이름을 제외했던 김 의원을 거명하며 "김무성 후보도 훌륭하다. 이번 대표가 되는 사람은 차기 대통령 후보와 차차기 젊은 후보를 키울 의무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 의원은 이날 연설 전 방영되는 후보홍보영상에서 "의리를 지키지 않는 사람을 사람이라고 할 수 없겠죠"라는 발언이 담긴 박근혜 대통령의 영상을 선보이며 '의리남'의 면모를 과시했다.
연설 중간까지 단상 발언대에서 서서 정해진 발표문을 읽다가 '당의 혁신'을 강조하는 부분부터 무선 마이크를 들고 단상으로 나와 2분간 연설한 후, 다시 단상 계단을 내려가며 연설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서 의원은 "저 많이 고민했다. 저 서청원, 7선이다. 제가 뭐가 갑갑해 7선 의원이 전대에 나왔겠느냐. 저 많이 고민했다. 여기 계신 선배들 '서청원이 너는 지금 당이 어려우니까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서 마지막 봉사를 하라'고 말씀하셨다"며 "저는 정말로 저의 경험과 경륜을 다 토해서 위기에 빠진 새누리당을 건지기 위해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서청원이는 사심이 없다. 욕심이 없다. 저는 박 대통령과 함께 정치운명을 같이 한다"고 거듭 친박 맏형임을 자부하며 '사자후'인 듯 토해냈다.
특히, 서 의원은 자신을 '과거'로 규정하는 김 의원을 의식하며 "저를 과거로 치부하는 분들 많다. 저는 30년 전에 산 아파트에서 지금도 산다. 의원 중에서 재산 공개 꼴찌다. 저를 어떻게 과거로 치부하느냐"며 "앞으로 서청원이 정치를 그만둬도 7선 중 대한민국에서 땅 한평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박 대통령이 대통령 되기 전에 저의 집을 두 번 방문하셨다. 제 사는 모습을 봤다. 그래서 작년 화성 재보선에 보내서 저에게 신뢰를 줬다고 생각한다. 저는 사심 없다"며 "정말로 이 위기에 있는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재차 호소했다.
서 의원은 환호성과 박수로 정견 발표 시간이 지연되자, 7선 의원답게 대의원과 당원들을 향해 "박수 그만 치세요. 시간 갑니다"라고 농담을 하는 등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