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의 퇴직연금 가입을 촉진할 방침이다. 또 금융회사의 퇴직연금 운용 규제를 완화해 위험 자산 보유 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할 계획이다.
15일 금융위원회는 퇴직금의 일시금 인출을 축소하고 실질적으로 연금화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및 인센티브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추진 중이다.
퇴직연금은 지난 2005년 도입된 제도로 근로자가 기존의 퇴직금을 대신해 은퇴 후 노후 자금을 분할지급 받는 금융 상품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가입률이 낮고 계약직 근로자나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 일부에게는 혜택이 없어 퇴직연금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손병두 금융서비스국장은 "사업 자금 등 수요로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인출함으로써 노후 소득을 확보 못하는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현행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으로 분류된다. DB형은 근로자의 퇴직 직전 3개월의 급여 중 일부를 적립해 비교적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는 반면, DC형은 연봉 중 일부를 해마다 저축하고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도록 허용하는 구조이다.
금융위는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해 세제 혜택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DC형의 추가 납입분과 연금저축 가입액의 400만원 한도까지 소득공제 12%를 받을 수 있다.
손병두 국장은 "인센티브가 좀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들이 많아서 이것을 좀 확대하자고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사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라 기획재정부 세제실에서 다음 달 세제 개편 방안을 확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운용 규제의 경우 위험에 대한 투자가 제한돼 있어 수익률을 저하시킨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DB형은 채권형 펀드를 제외한 펀드에 50%, 우량 채권 50%, 주식 30%까지 투자가 허용된다. DC형의 경우 주식, 비우량 채권, 파생결합증권 직접투자는 아예 금지되며, 주식형 펀드에는 40%까지 투자할 수 있다.
손병두 국장은 "지금은 사실상 퇴직연금에 가입하면 회사가 맺은 계약에 따라 예금통장에 넣어두는 식으로 운영된다. 퇴직연금 운용 규제를 완화하면 연금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나 위험 자산 투자로 확 몰릴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