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긴 해도 천천히 성실히 잘 가는 것, 천천히 가더라도 시간이 가면 완성형으로 되는 그런 스타일이 되는 것이 개인적인 신조다."
이는 지난 6월말 정기인사를 통해 삼일회계법인 Tax본부를 이끌게 된 고성천 대표가 4년전 한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은 자신의 신조다.
그래서였을까? 감사업무를 맡다가 뒤늦게 전업한 세무업무에서 그는 굳건하게 자신의 입지를 키워 나갔으며 '일본인보다 일본인을 더 잘아는' 대표적인 일본통의 삼일 세무맨으로 불리고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반 시절, 공인회계사자격증을 취득한 뒤 곧바로 입사한 삼일회계법인에서 한 길을 걷게 된지도 어언 30년이 지났다.
삼일에서 회계감사업무 본부장을 지낸 만큼 회계감사업무에 있어서는 이미 일가를 이뤘다는 평을 듣고 있으며, 조세업무에서도 부동산세제나 국제조세분야에서는 이미 국내를 대표하는 전문가의 경지에 올라섰다.
국내 최대 회계법인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는 자부심도 상당하며, 이를 조직원들에게 자연스레 옮게 하는 '시너지 본부장'으로서의 이미지도 빼놓을 수 없다는 전언이다.
덧붙여 휘하 직원들의 과오에 대해서는 따끔한 한 마디를 내놓는 것도 잊지 않는 '엄격한 아버지' 같은 스타일이라는 것이 그에 대한 평가다.
뭐든 한번 붙들게 되면 집념을 가지고 밀어붙인다는 그는, 직원들에 대한 교육열 역시 남다른 것으로 유명하다.
Tax본부 직원들이 월요일 아침마다 각자 돌아가며 준비해 온 케이스 스터디를 함께 연구하며 한 주를 시작하는 '전통'을 만든 장본인 중의 한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삼일의 한 회계사는 "보통의 회사에선 한 주를 회의와 함께 시작하는데, 우리는 교육으로 시작한다"면서 "아침부터 교육을 받다 보니 긴장감을 늦출 수 없고, 새로운 문제에 대해 고민 하면서 서로의 시각을 알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고 대표가 지닌 강점 중의 하나는 30년 가까이 일본기업 서비스를 담당하며 축적해 온 전문성이라고 할 수 있다.
PwC 오사카 사무소에서 2년여를 근무한 경험은 지금의 그를 일본기업 세무자문 전문가로 불리게 하는 든든한 초석이 됐다는 전언.
2004년 조직개편 당시 세무파트를 키우고자 했던 삼일이 일본계 기업 자문서비스에서 기본기와 실전경험을 탄탄히 쌓은 그를 발탁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지난 몇 년 간 박수환 대표와 공동으로 Tax부분을 이끌어 왔던 그는, 최근 인사를 통해 본부의 총 책임자라는 막중한 임무를 띠게 됐다.
기획재정부 세제발전 심의위원회 위원, 대한상공회의소 조세위원회 위원, 한국조세연구포럼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세무 전문가'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는 그는, 모교인 이리고등학교 동문회 회장까지 맡으며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약력> 1958년 전북 군산, 이리고등학교, 서울대 경영학과, 서울대 경영대학원 석사, 홍익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