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통합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여가는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이번에는 "직(職)을 걸고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상당한 내부 진통이 예상된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17일 저녁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조기통합은 조직과 임직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인식하고 제 모든 것을 걸고 성실하게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전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이사회에 긴급발의된 조기통합 안건과 관련 이사회에서 성실하게 협의하는 원칙에 따라 합병을 추진키로 결의한데 대해 김 행장이 다시 한번 스스로 불쏘시개 역할에 나선 것이다.
김 행장은 "모든 이사들이 지금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은행은 물론 직원들에게도 더 낫다는데 동의했다"며 "2.17 합의서에도 불구하고 조기통합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은행장으로서 진심으로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사회에서 기본원칙으로 제시한 대로 노동조합과 성실히 협의하는 한편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겠다"며 "다시 한번 강조해 은행장으로서 직을 걸고 고용안정과 인사상 불이익이 없도록 통합 과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김 행장의 굳은 의지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에서 기본원칙으로 제시한 노조와의 협의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노조는 17일 성명서를 통해 "외환은행 경영진의 합병추진은 2.17 노사정 합의 위반 및 은행경영포기 선언과 다르지 않다"고 쏘아 붙였다.
외환은행 이사회가 경영진의 합의위반 및 은행경영 포기 선언을 바로잡기는 커녕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지시에 따른 합병추진을 결의한 것은 경영진 견제라는 이사회 역할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노조는 "하나금융지주에서 비전스쿨에 현직 지점장 등을 강제동원해 조기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무기명 게시판 폐쇄 등 합병찬성을 강요하고 있다"며 "경영진의 대직원 협박에 대해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추가적인 집회와 법률투쟁 등을 진행하는 한편 한국노총, 금융노조 및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투쟁을 진행키로 하는 등 파란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