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지난 17일 새누리당은 '혁신작렬' 구호를 외치며 변화를 강조하는 선거운동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 새누리당 홈페이지)
여, 세월호·헬기폭발 와중에 '발랄한' 선거운동 논란
7.30 재·보궐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처리 무산과 광주 헬기 폭발 사고, 정부의 쌀 시장 개방 등 굵직한 현안으로 인해 열기가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이 와중에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지나치게 '발랄한' 선거운동 방식을 선보여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심각한 현안 앞에서 책임을 다해야 할 집권여당이 이를 외면하고 선거운동에만 '혁신'을 내세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은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전날(17일) 국회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작·렬'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재보선 공식 선거 운동복을 선보이는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윤상현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김세연 사무부총장, 박대출·민현주 대변인은 '혁·신·작·렬' 단어가 한 자씩 새겨진 하얀색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새누리당 상징색인 빨간 모자와 빨간 운동화를 선보이며 ‘혁신작렬’을 외쳤다. 특히 빨간 모자는 카우보이 모자와 미키마우스 귀 모양을 따는 등 다양함을 더해 젊은 감각을 내세웠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의 기획으로 선보인 선거 운동 패션과 '혁·신·작·렬' 구호는 젊은 층을 겨냥, 그동안 '올드'했던 이미지의 새누리당으로서는 획기적인 선거운동 방법이지만 세월호 참사와 인사 실패, 이어지는 사고로 인해 어수선한 국내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당은 새누리당의 선거 운동 방식을 규탄했다. 새정치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의 단식농성과 세월호 특별법 합의 무산 등을 지적하며 "세월호 유족의 처절한 절규, 새누리당에는 들리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세월호 특별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새누리당이다. 국회와 독립된 조사위원회가 수사권을 갖는 것은 삼권분립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데도 새누리당은 이를 핑계로 세월호 특별법을 방해하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감추고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 관계만 따지는 새누리당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식농성 5일째, 유족들이 한 분 두 분 실신하기 시작했다. 한 어머니는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을 뒤따라가겠다'고 절규했다"며 "특별법 통과를 요구하는 유족들을 밖에 두고, '선거운동복 패션쇼'에 희희낙락하는 새누리당의 모습을 국민들과 유족들은 과연 어떤 눈으로 지켜보겠는가"라고 힐난했다.
'양보하는 여당'을 내세웠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향해서도 "야당에게 먼저 양보하겠다던 약속은 한낱 거짓이었는가. 결정권한 없는 실무 협의는 이제 무의미하다"며 "김무성 대표는 뒤로 빠지지 말고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특히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새누리당의 혁신작렬 퍼포먼스 선거운동 방법에 대해 "무엇이 그리 발랄하고 기분 좋은가"라며 "세월호 특별법을 요구하는 가족들의 국회 밤샘농성이 무려 일 주일째다. 어제만 두 분의 부모님이 응급실로 실려 갔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야말로 이 모든 사태에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라고 비난했다.
홍 대변인은 "이런 상황에서 기분 좋게 유권자들에게 전달하겠다는 메시지란 또 무엇인가"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로 향할 수도 있는 수사의 칼끝을 잘 막아냈다는 자화자찬인가? 아니면 세월호 참사 정도는 이제 무시하고 넘어가도 재보궐선거에서 가볍게 이길 수 있겠다는 오만함의 표현인가?"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혁신작렬'이라고 썼으나 국민들은 '오만작렬'이라고 읽는다"라며 "새누리당의 뻔뻔함과 파렴치함이야말로 우리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