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항공사들 '기피'하는 우크라이나 영공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 우크라이나'

말레이시아항공 보잉777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미사일에 피격돼 추락한 가운데 항로 설정에 대한 논란이 빚어졌다.

17일(이하 현지시각) 오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던 말레이시아항공 MH17 편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샤흐툐르스크 인근에 추락했다.

이 여객기가 추락한 지역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유혈 충돌을 벌이던 지역으로, 친러 반군이 통제하는 곳이다.

말레이시아 나지브 라작 총리는 사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말레이시아항공이 운항한 항로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안전하다고 공인한 곳"이라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역시 해당 노선 운항에 별다른 제한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고 지역은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가 사흘 전 폐쇄했던 영공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우크라이나 영공을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에 다니지 않는다. 두 항공사는 유럽을 지나는 화물기를 우크라이나 상공으로 운항했으나 정세 불안으로 인해 올 3월 초부터 우회하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 지난 4월 각 항공사에 '특별 공지'를 내리고 크림반도와 흑해 등 우크라이나 상공에 잠재적인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FAA는 잠재적 위험의 원인으로 군사적 충돌이 아닌 관제상의 혼란을 꼽았으나, 사고 이후엔 미국 항공사들이 해당 상공 운항을 금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또 독일 루푸트한자와 영국 브리티시 항공, 프랑스 에어프랑스 등의 유럽 항공사들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크라이나 항로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서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국제적으로 재앙이 너무 많다", "너무 참단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