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위축시킨다는 우려를 낳고 있는 사내유보금 과세에 대해 해명했다.
기획재정부는 24일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 사내유보금 과세체계에 대해 "기업에 대한 기존 고용·투자 인센티브를 지속하는 가운데 이번 과세를 도입하는 것"이라면서 "과거에 축적된 사내유보에 대한 과세가 아니라, 앞으로 발생하는 기업이익 일부분에 대한 과세"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이익 중 앞으로 일정기간 내에 투자·임금증가로 사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세를 제외할 계획이므로 투자를 촉진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Q. 일본경제를 답습할 우려가 있다고 했는데, 우리경제가 일본화 된다는 의미인가.
=일본과 우리 경제는 여러 면에서 다르지만 최근 상황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초기의 모습과 많은 부분이 유사하다. 우선 '저성장-저물가-경상수지 과다 흑자'의 거시경제 왜곡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기간 중 패턴과 유사하다. 급속한 고령화 진전 등 인구구조변화에 따른 성장잠재력 저하도 닮은꼴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당시 일본 정책당국자 등의 그릇된 경제상황 인식과 정책대응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점이다. 이러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철저하게 분석해서 반면교사로 삼을 경우 우리에게는 도약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Q. 올해 성장전망에는 정책효과가 반영되지 않은 반면, 내년 전망에는 반영됐다. 기준은 무엇인가.
= 금년도 전망과 관련해서는 어려운 우리 경제상황을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정책효과가 제외된 베이스라인(Baseline) 전망치를 제시했다. 경제주체들의 협업이 없으면 우리 경제가 심각한 축소균형의 덫에 갇힐 수 있다는 현실도 제시했다. 내년도 전망의 경우는 올 하반기부터 새 경제팀의 정책성과가 나타나면서 내년에는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성장전망에 반영시켰다.
Q. 과감한 경기진작 대책을 만들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 성장 숫자보다 성장의 구성과 내용이 매우 취약하다. 내수가 부진하면서 서민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국민들의 체감과 관련이 큰 민간소비는 2/4분기 부진으로 지난해 수준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이러한 내수부진이 지속될 경우 자칫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강력한 내수활성화와 민생지원 확대에 역점을 두고 이번에 과감한 경기보완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Q. 하반기 경제대책의 주요 골자와 기대효과는
= 과감하고 직접적인 정책 대응을 통해 '내수활성화', '민생 안정', '경제혁신'의 3대 과제를 추진하고 성과를 가시화시키는 것이다. 내수활성화를 위해서는 확장적 거시정책, 주택시장 관련 핵심규제 합리화, 가계와 기업의 확대균형을 유도하는 것이다. 내수활성화와 함께 비정규직 처우개선, 소상공인 지원, 청년·여성 일자리 창출 등 민생 안정 노력도 강화한다.
경제혁신의 모멘텀이 되살아나도록 우선순위가 높은 공공부문 개혁, 창조경제 등 주요 핵심과제를 집중 추진한다. 이번 대책을 통해 2014년 성장률 0.1~0.2%p, 내년 성장률 0.3%p 내외 각각 높아질 것으로 추정한다.
Q. 확장적 재정정책의 필요성과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 정부는 하반기 재정보강 대책과 내년 예산의 확장적 편성을 통해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기금운용계획 변경, 재정집행률 제고, 민간자금을 활용한 선투자 등 12조원 규모의 재정 보강을 추진한다.
내년 예산은 당초 '2013~2017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계획했던 것보다 확장적으로 편성해 적극적으로 경기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하반기 12조원 규모의 재정보강을 통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0.1% 오를 전망이며, 서민생활 안정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영·자금 상의 어려움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Q. 세제혜택 등의 정책은 비과세·감면을 줄이는 세제운용방향과 배치되는 것 아닌가.
= 정부는 효율적인 조세지원, 재원마련 등을 위해 불요불급한 비과세·감면제도를 정비 중에 있다. 최근 우리 경제는 세월호 사고 이후 심리위축 등으로 내수부진이 심각한 가운데, 가계소득 부진 등으로 경제전반의 활력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에는 투자촉진, 소비심리 회복 및 가계소득 확충 등을 위한 세제지원과 함께 규제완화, 재정지출확대 등 광범위한 내수활성화 패키지를 마련했다. 정부는 올해에 일몰도래하는 조세지출 등에 대한 성과평가 등을 통해 비과세·감면을 정비해 나갈 예정이다.
Q. 가계소득확대세제 등 가계의 직접적인 소득확대 정책들이 많은데 배경과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 우리 경제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내수 부진이다. 내수 부진은 일시적 문제가 아니라 '가계↔기업↔정부' 등 경제의 선순환 고리가 약화된 구조적·복합적 문제에 기인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가계소득 증대를 위한 직접적인 정책방안(가계소득확대세제, 기업배당촉진, 기업이 향후 발생하는 이익을 일정 수준 이상 인건비, 투자 등 재원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세제 등)을 도입하는 한편, 기업 투자환경 개선 노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기업의 성과가 가계로 원활히 흘러들 수 있는 통로를 복원해 가계의 활발한 소비기반을 확충해 나가겠다. 가계의 활력이 높아지면 기업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얻게 되어 '가계소득 확충↔기업소득 확대'의 선순환 구조가 기대되고 있다.
Q. 가계소득확대세제 도입 시 기업부담이 느는 건 아닌가. 대기업 위주로 세제혜택이 돌아가고,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커지는 것은 아닌가.
= 가계소득확대세제 등을 통한 가계소득 증대는 중산·서민층 가계에 직접 도움이 되는 한편, 소비활성화는 결국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시키는 등 가계와 기업의 상생방안이다.
또한 해당 제도는 패널티 부여가 아닌 자발적 임금인상 노력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이므로 오히려 기업부담 경감에 기여할 전망이다.
소득격차 확대 등 부작용 방지를 위해서 대·중소기업 모두 임원 및 고액연봉자는 제외하도록 설계했다. 또한 임금인상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서 대기업의 두 배 수준인 우대 세액공제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Q. 배당확대 효과가 외국인과 기관에 집중될 우려는 없는가.
= 배당확대는 가계소득의 증가를 통해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외국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지만, 여전히 약 70%는 기관투자자·내국법인, 개인이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배당이 증가할 경우, 배당을 선호하는 장기 외국인투자자 중심으로 투자도 증가하면서 안정적 성장기대도 가능하다. 우리 기업의 배당성향은 그간 하락추세에 있으며, 전세계 평균(40.2%)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Q. 사내유보 과세로 오히려 투자를 위축시키는 것 아닌가.
= 이번 과세제도가 기업투자를 위축시키지 않는다고 본다. 기업에 대한 기존 고용·투자 인센티브를 지속하는 가운데, 이번 과세를 도입하는 것이다. 과거에 축적된 사내유보에 대한 과세가 아니라, 앞으로 발생하는 기업이익의 일부분에 대한 과세이다. 특히 기업이익 중 앞으로 일정기간 내에 투자·임금증가로 사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세를 제외할 계획이므로 투자를 촉진할 것으로 판단한다.
Q.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주요대책은 무엇인가.
= 비정규직 문제개선, 청년·여성의 고용확대 및 소상공인 지원을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비정규직이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고 점차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할 계획이다. 청년고용 활성화를 위해 기업참여를 통해 현장수요에 맞는 인력양성 체계를 구축하고, 여성고용을 위해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장치를 보완할 예정이다.
또 소상공인의 창업부터 성장, 재기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서민들의 생계비 부담 경감을 위해 월세 세액공제, 3대 비급여 축소 등 주거비·의료비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Q. LTV, DTI 규제합리화 배경과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 부동산 과열기에 도입된 LTV, DTI 규제는 10여년이 경과하면서 그동안 합리적 보완 수요가 제기됐다. 이런 점을 감안해 금융업권별, 지역별 차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LTV, DTI 규제를 합리화하는 것이다.
이번 LTV, DTI 규제 합리화는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 개선과 실수요자의 자금조달 애로를 해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서는 2금융권 가계부채 관리 등 기존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가계소득 증대대책 등 내수활성화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함으로써 가처분소득 증대를 통한 근본적인 대응을 해 나갈 계획이다.
Q. 부동산시장 규제완화의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 지역별·금융권별 차등 완화 등 LTV, DTI 규제를 합리화해, 주택 구매자의 금융부담이 크게 경감될 전망이다. 또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소득공제 한도 확대, 디딤돌 대출 지원 대상 확대 등을 통해 실수요자의 주택구매여력을 확충해나가겠다. 이를 통해 주택시장 정상화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파급효과를 통해 경제전반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Q. 경제민주화는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 경제민주화는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등 모든 경제주체가 함께 살기 위한 공정한 룰을 만들자는 것이며, 경제활성화와 창조경제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입법조치가 완료된 10개 과제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진행상황을 모니터링 하는 한편, 남은 11개 과제들도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필요시 건전한 기업 생태계 복원을 위한 추가 과제도 개방적 자세로 발굴해 나가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