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국내 처음으로 ‘프리미엄 식용유’ 시장을 개척했던 올리브유가 최근의 하락 추세를 딛고 성장세를 시현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31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한 때 1000억원대 규모를 자랑하며 전성기를 누린 올리브유가 샐러드, 파스타 등 서양요리 조리 증가와 올바른 사용법에 대한 인식 확산 등으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07년부터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해 350억원대까지 추락한 올리브유시장이 지난해 4분기부터 반등을 시작해 전년 동기 대비 30% 수준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 업계는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 시장규모는 45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올리브유가 재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데에는 올리브유의 고급스럽고 건강한 이미지와 서구화된 식생활 때문으로 보인다고 CJ제일제당 측은 분석했다 .
◆ 벤조피렌 논란으로 하락세 전환...최근 건강과 식생활 서구화로 재 조명, 성장세 전환
올리브유는 지난 2006년 9월 벤조피렌 안전성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며 매출이 크게 감소했지만, ‘지중해 장수 식단’, ‘신선한 원산지’, ‘항산화 성분’, 풍부한 불포화지방산’ 등 건강한 식용유라는 인식만큼은 지속돼왔었다.
◆…CJ제일제당의 백설 올리브유
여기에다 최근 샐러드나 파스타, 브런치 등 올리브유를 활용하는 서양 요리 레시피가 지속적으로 소개되며 가정 내에서 조리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재조명 받고 있다.
또한 올리브유 사용법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한 업체들의 노력도 성장세 전환에 한 몫 했다. 올리브유는 발연점이 낮아 튀김이나 부침용에는 잘 어울리지 않다는 점, 나물이나 무침, 샐러드에 활용하면 올리브 고유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는 점 등을 지속적으로 알렸다.
그 결과, 최근에는 소비자 구매 패턴이 다양한 요리에 활용이 가능한 카놀라유 또는 대두유(콩기름)를 구입하면서도, 서양 요리나 에스닉 푸드(Ethnic Food) 등 특정용도에 활용하기 위해 올리브유를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갑작스런 올리브유 판매 성장으로 물량 비상...업계 1위 CJ, 항공운송 동원할 정도..
갑작스럽게 올리브유 판매가 성장하며 업체들은 때 아닌 비상이 걸렸다. 정상적인 물량 공급이 어려워 결품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난감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시장점유율 30%대로 1위를 달리고 있는 CJ제일제당의 경우 대표 제품인 ‘백설 올리브유’와 병 타입의 프리미엄 제품인 ‘안달루시아산 올리브유’ 모두 일시적으로 물량 공급이 어려웠을 정도라는 것.
이에 CJ제일제당은 공급업체에 생산일정을 앞당겨 달라는 조치를 취했고, 해상 운송보다 가격이 2배 비싼 항공 운송으로 물량을 공급받으며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매출도 연초 계획과는 달리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0억 수준이었던 CJ제일제당 올리브유 매출은 올 상반기에만 이미 지난해 매출의 70% 수준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CJ제일제당은 연말까지 ‘백설 올리브유’ 영업·마케팅활동을 강화하고, 프리미엄 제품인 ‘안달루시아산 올리브유’ 육성에 주력해 올해 130억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CJ제일제당 프리미엄 식용유 담당 유철안 부장은 “올리브유가 세계적인 장수식품으로 인정 받는 만큼 국내에서도 건강한 식용유로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 프리미엄 식용유 시장 품목별 재편은 현재 진행형... 올리브유 옛 영광 재현하나?
한편, 국내 프리미엄 식용유 시장은 2100억원대 규모로, 2010년 이후 중저가면서 다양한 요리에 활용 가능한 카놀라유를 중심으로 시장구도가 재편됐다.
2000년대 초반 올리브유, 2008년 포도씨유가 프리미엄 식용유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스타’ 제품으로 인정 받았지만, 국내 식용유 시장의 대표 품목으로 자리매갬해 온 대두유의 아성을 넘어서지 못했다.
포도씨유가 지난 2010년 900억원대 규모로 성장하며 대두유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었지만, 이후 카놀라유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밀려 지난해 500억 원대 규모로까지 떨어졌다.
웰빙 트렌드 확산과 더불어 콜레스테롤 감소, 장수식품 등으로 알려지며 재조명 받고 있는 올리브유가 지난해 4분기 이후 반등을 계기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