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한도 400달러→600달러 상향조정
휴대품 자진신고시 10% 세액감면 혜택
현실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재계는 물론 국민들의 원성을 샀던 해외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400달러 미만)가 약 20년 만에 600달러로 상향조정될 전망이다.
6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4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현행 관세법을 고쳐 내년부터 현재 400달러 미만인 해외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를 600달러로 인상하고 휴대품 자진신고시 간이세율 적용 산출세액의 30% 공제(15만원 한도)를 해주기로 했다.
그동안 기재부는 현재 400달러 미만인 해외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를 인상하는 문제와 관련해 해외여행을 하지 않는 국민들과의 위화감 조성 및 조세형평성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며 여론의 요구에도 꿈쩍하지 않는 뚝심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규제개혁 끝장토론'에서 이 문제가 거론된 후 가뜩이나 해외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에 대해 사나웠던 민심은 더욱 들끓었다.
재계에서는 면세한도 기준이 400달러로 정해진 지난 1996년 당시 국민소득이 1만2518달러 수준이었지만 현재 2만2708달러로 오른 것을 감안하면 지금의 면세한도는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고 면세한도 인상에 부정적이던 기재부도 결국 백기를 들었다.
기재부는 현행 해외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를 600달러로 인상하는 한편 면세한도와 별개로 적용됐던 담배 1보루와 향수 1병, 주류 1병 등의 면세혜택은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이에 따라 1000달러 짜리 옷과 담배 1보루, 주류 1병을 구매했다면 담배 1보루는 면세한도와 상관없이 면세가 가능하며 1000달러 짜리 옷은 면세한도 600달러를 제외한 400달러에 대해서만 관세와 부가세 등이 부과된다.
이와 더불어 기재부는 해외여행자들의 휴대품 자진신고율을 제고하기 위해 당근과 채찍 전략을 동시에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입국시 세관에 자진신고하는 납세자에 대해서는 간이세율 적용 산출세액의 30%를 15만원 한도로 공제해주기로 했다.
간이세율이란 관세와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등 여러 세목을 합친 것을 뜻하는 것으로 물품 구매금액이 적고 소량인 여행자 휴대품이나 우편물 특송물품에 적용된다. 구매한 물건이 면세한도를 초과한다면 그 초과분에 대해서만 20%의 세금을 내면 된다.
신고불성실자에 대해선 가산세를 높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가산세율은 현재 30%에서 일반 미신고 40%, 상습미신고(2년 내 2회 이상 미신고)로 올린다.
예를 들어 해외에 다녀오면서 1000달러의 물건을 구매했다면 20%의 간이세율과 환율 1100원을 적용해 자진신고시 세부담은 6만1600원이 된다.
1000달러에서 면세한도 600달러를 제외하고 20%의 간이세율을 곱한 뒤, 1100원의 환율을 곱하면 8만8000원의 세액이 나오며 여기에 30%를 경감하면 6만1600원이란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미신고시 세부담은 최종세액(8만8000원)에 40%의 가산세율을 곱해 12만3200원이 된다.
최근 2년 이내 2회 이상 미신고·적발시 세 부담은 60%의 가산세율을 곱해 14만800원이 된다. 자진신고를 해 세 부담을 경감받는 것이 훨씬 이득인 셈이다.
인천공항세관의 휴대품 자진신고율은 2012년 67%, 2013년 72%, 올해 상반기 76%로 매년 상승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9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기재부는 제주도의 개발재원 조성 지원 등의 목적으로 현재 400달러인 제주도의 내국인 이용 면세점의 면세한도를 600달러로 인상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