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늘린 기업서 받은 배당금, 9% 저율과세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 25% 분리과세 허용
고배당 기업 주식 보유한 대주주들 혜택 집중
정부가 기업의 배당 촉진을 위해 기업소득 환류세제라는 장치마련과 더불어 배당을 받는 주주에 적용되는 배당소득세율을 인하키로 했다. 기업에는 배당을 유도하는 채찍을 가했다면 주주에게는 '당근'을 주는 셈이다.
가계소득 증대를 위한 핵심 정책 중 하나다.
6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4년 세법개정안'에는 배당소득 증대세제를 포함한 가계소득 증대 3대 패키지 제도 도입안이 포함됐다.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내수활성화가 꼽히고 있는 만큼, 세법개정을 통해 토대를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배당확대를 통해 가계소득 및 민간소비를 증진하고, 궁극적으로 기업 수익성 개선 및 투자확대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기재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기업의 배당성향은 평균 21.1%로 미국(34.6%), 일본(30.1%), 프랑스(55.1%) 등 주요국은 물론, 전 세계 평균(40.2%)보다도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베일을 벗은 3대 패키지는 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사내유보금 과세)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배당소득 증대와 관련된 내용은 내년부터 3년 동안 일정 수준 이상의 배당성향을 지닌 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에 대해 원천징수세율을 현행 14%에서 9%로 인하하는 것이 골자다.
여기서 일정수준이란 시장평균 배당성향 및 배당수익률의 120% 이상으로서 해당연도 총 배당금이 10%이상 증가했거나 시장평균 배당성향 및 배당수익률의 50% 이상으로서 그해 총 배당금이 30%이상 증가한 상장주식을 뜻한다.
이때 배당성향 및 배당수익률 요건은 3개년을 기준으로 계산되며, 총 배당금 증가율 역시 직전 3년 평균배당금보다 직전년도 배당금이 얼마나 올랐는지 여부가 기준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고배당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 역할을 하기 위해 요건을 충족하는 일부 상장법인 주식에 한정해 세제혜택을 적용하는 것"이라며 "원천징수세율을 종합과세대상자의 분리과세보다 더 큰 폭으로 인하해 소액주주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에게 25%의 선택적 분리과세를 허용하며 배당소득자에 대한 보호장치도 마련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제도는 개인별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금융소득을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해 누진세율을 적용해 종합과세하는 제도를 말한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소액주주보다는 주로 대주주가 해당되는 요건인 만큼, 주주총회에서 영향력이 있는 이들에게 혜택을 부여해 고배당 의사결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인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수준은 대주주의 배당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라며 "이는 최고세율로 종합과세되는 경우에 비해 20% 정도 경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예컨대 과세표준이 1억5000만원인 납세자는 38%의 종합소득세율을 납부해야 하지만, 법인세와 배당소득세의 이중과세를 방지해주는 '배당세액공제제도'에 따라 실제로는 31.18%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따라서 25%의 분리과세를 받을 수 있는 것은, 31.18% 세율로 종합과세 되는 것보다 19.8%의 세금을 감면받는 것과 동일하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배당소득에 대한 세금감면이 일부 대주주들에게 혜택이 집중, '부자감세' 시비거리가 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배당소득을 많이 벌어들일 수 있는 기반을 가진 계층은 대부분 부유층이기 때문이다. 개미투자자들이나 다름없는 서민들 입장에서는 배당소득 증대세제와는 인연을 맺기 힘든 형편이다.
정치권도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어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5일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은 "가계소득 증대 3대 세제 패키지를 보면, 대주주들의 배당소득에 대해 현행 세율의 절반 수준으로 분리과세 한다는 것이 중심"이라며 "이는 이명박 정부를 계승한 '부자감세 2탄'"이라고 지적했다.
바뀐 세법에 따라 대주주가 세제상 혜택을 이유로 무리한 배당을 강행하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 측은 "과도한 배당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하면 주가도 하락해 총투자 수익률이 감소한다"면서 "경영여건을 악화시키는 수준으로 배당할 가능성은 낮으며, 상법 등에 의한 배당가능이익의 제한 및 주요경영사항 공시 등을 통해 통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