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 대상 축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세수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부가, 비과세·감면 정비를 통한 세수확보라는 정책기조 아래 일몰이 도래했거나 실효성이 떨어지는 일부 제도들을 상당폭 손질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세수증대 효과도 누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6일 발표된 '2014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정부는 지원 필요성에 따라 비과세·감면 제도를 존치하거나 폐지시킨다는 방향성을 정했다. 특히 일부 제도를 재설계, 세수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간접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 계산방식을 다시 만든 부분이 대표적이다.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 제도는 내국법인(모회사)이 국외자회사로부터 배당을 받은 경우 국외자회사의 외국법인세 납부세액 중 배당비율 상당액을 국내모회사의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제도.
기업들의 활동영역이 글로벌화되면서 지난 208년 이후 매년 공제금액이 증가, 지난 2012년 현재 650개 법인이 공제를 신청해 총 2조4415억원의 세금을 공제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국외자회사의 외국법인세 납부세액 중 배당소득 비율 상당액을 모회사 법인세에서 세액공제 또는 손금산입했다.
공제대상은 국외자회사의 경우 모회사가 10% 이상 직접 주식을 보유한 케이스, 국외손회사의 경우 국외자회사가 10% 이상 직접 주식을 보유하고 모회사가 10% 이상 간접적으로 주식을 보유한 케이스가 해당됐다.
기재부는 국외손회사를 공제대상에서 삭제하는 한편 공제대상 국외자회사를 모회사가 25% 이상 직접 주식을 보유한 케이스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국외자회사로부터 송금받은 배당소득을 토대로 상당액의 법인세를 공제받던 국내 모회사들의 공제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기재부도 제도 손질에 따른 세수효과를 3000억원 이상으로 잡고 있는 상태다.
과도한 세제혜택을 부여해온 농업회사법인 등이 현물출자 시 양도소득세를 면제하는 제도도 재설계했다. 정부는 영농조합법인 등에서 농지 등을 현물출자 할 때 양도세를 100%감면하되, 자경농지의 경우와 같이 감면한도(1년 2억원, 5년 3억원)를 설정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8년 자경농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등 자경농민 지원을 위한 유사 지원제도의 경우 양도세 감면제도로 운영되고 있다"며 "그러나 영농조합법인 등에 출자하는 농지 등의 경우에는 양도세를 완전 면제함으로써 상대적으로 과도한 혜택을 부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원칙적으로 일몰이 도래되는 비과세·감면 제도는 폐지되는 수순을 밟기로 했다. 그동안 충분한 지원을 했거나, 지원 실효성이 없다는 근거에 따른 것이다.
사립대학 BOT방식으로 공급한 학교시설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제도도 올해 말로 일몰이 도래된다. BOT방식은 민간건설사나 사업자가 시설을 짓고 일정 기간 동안 운영해 수익을 보전 받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민간투자법에 따른 사회기반시설(철도, 항만, 공항, 수도, 문화시설, 도서관 등) 중 사립학교의 시설에만 적용하는 것은 다른 사회기반시설과 불형평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 2012년 일몰연장에 대한 국회 논의과정에서도 기타 사회기반시설과의 불형평 등을 이유로 올해 말까지 2년간 일몰연장 후 폐지하는 것으로 부대의견을 첨부한 바 있다"고 밝혔다.
또 자본확충 목적회사가 은행으로부터 매수한 주식을 양도한 경우 증권거래세를 면제해왔던 제도도 폐지를 하는 한편, 투자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손실보전준비금을 계산한 경우 손금산입을 허용해줬던 과세특례제도도 올해 말까지만 적용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성과평가를 통해 정책목적 달성, 정책효과 미흡, 과세형평을 저해하는 제도 등을 우선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라며 "다만, 농어민·중소기업 등 지원이 필요한 분야는 유지시킬 방침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