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특정업체에 유리하게 보고서 수정 요구"
"모피아 구하기 아니라면 14일 제재 확정해야"
KB금융지주가 주 전산기 전환에 부당하게 개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제재를 내리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주로 관료들로 이뤄진 금융당국이 올바른 제재보다는 제 식구인 '모피아' 구하기에 치중하고 있다는 목소리다.
12일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은 "금융당국이 여러 가지 징계 사유 중 KB카드 분사 시 책임소재 문제만을 부각시키면서 정작 가장 심각한 주 전산기 전환사업에 대한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준 의원이 확보한 금융당국의 KB그룹 검사 주요 지적사항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CIO(정보담당 최고임원)와 IT기획부는 주 전산기를 전환할 때 발생하는 리스크를 축소해 은행 이사회에 보고되도록 개입했다.
또한 KB금융은 은행의 전략본부장을 통해 컨설팅보고서가 특정업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수정되도록 보고서 작성자에게 부당한 요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KB금융의 지시를 받은 은행의 IT본부는 이사회에 주 전산기 성능검증(BMT) 결과를 왜곡했으며, 전환 비용은 축소하고 유지비용은 과장해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준 의원은 "지주사와 은행 경영진이 직접 개입해 벌어진 사고에 대해서는 최고 경영자가 그 책임을 져야한다"며 "그런데도 당국은 또 다시 금융소비자의 입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모피아 출신의 자기 식구들을 살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인상"이라고 질타했다.
20회 행정고시 출신인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대통령 경제비서실과 재정경제부 등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앉은 인물. 같은 '모피아'를 제재하는데 있어 금융당국이 주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 의원은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금융당국 또한 비상식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모든 것이 낙하산 모피아 구하기를 위한 각본이 아니라면 오는 14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금융당국의 추상같은 제재가 확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오는 14일과 21일 제재심을 개최해 KB금융과 관련된 제재수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