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불황 터널 벗어나나…2분기 연속 호전

2012년 2분기 이후 최고 영업실적…작년말부터 회복세

중국산 철강제품의 덤핑공세와 피나는 싸움을 벌이고 있는 철강업체들의 경영실적이 올들어 2 분기 연속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철강업계가 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 현대제철 등 선두업체에 비해 동국제강, 동부제철의 회복세가 더뎌 아직도 업계 전반적인 회복세로 보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 국내 철강 4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4년 2분기 분기보고서를 보면 철강4사는 작년 3분기 바닥을 찍은 뒤 지난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매출과 이익 모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2분기 매출은 4개사 합계 23조5602억원을 실현했고 영업이익도 1조2054억원을 실현해 2012년 2분기 이후 8분기만에 최고 실적을 보여줬다.  

철강업체들은 실적회복의 이유로 최근 세계 경기 회복세와 그동안의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원가절감을 통한 이익률 증가 등을 꼽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미국 등 선진국의 빠른 경기회복으로 세계 철강 수요가 증가하고 중국의 빠른 재고조정으로 철강가격이 소폭 상승했다"며 "중국의 저가철강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개발해온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확대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실적회복...동국제강, 동부제철 부진 지속

철강업계 전체가 중국발 덤핑공세에 맨붕상태를 보이던 작년과 달리 서서히 돌파구를 찾고 있는 모습이지만 아직도 업체별 체감온도는 차이가 크다는게 업계의 얘기다.

매출면에서도 포스코, 현대제철의 경우 작년의 부진을 벗어나 2012년의 실적을 회복한 모습이지만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은 3년전부터 여전히 매출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제철소 등 해외 생산이 늘어났고 현대제철은 작년말 현대하이스코와의 부분 합병을 통해 매출을 증가시킬 수 있었다. 반면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은 재고조정과 원가절감 등을 위해 외형을 줄이는 선택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전한다.

수익측면에서는 현대제철을 제외한 모든회사가 3년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여전히 실적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선과 건설 등 철강 수요자들의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데다 최근 환율마저 하락해 수출둔화와 환차손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철강업체들은 올해 분위기가 작년이나 재작년과는 사뭇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장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체질개선 노력이 하나둘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고 앞으로 더 강력한 추진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어 기대해 볼만 하다는 표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비핵심 사업 매각과 자산유동화를 병행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것"이라며 "광양LNG터널 매각, 포스화인, 우루과이 현지법인 매각을 추진하고 포스코엠텍의 광산사업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고정비를 절감하고 효율을 최적화해 상반기에만 2454억원의 원가절감을 달성했다"며 "냉연부문 합병에 따른 생산, 품질 통합관리로 685억원의 합병시너지 효과를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작년과 올해 생산성과 수익성 향상을 위해 생산량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매출이 줄었다"며 "하지만 그만큼 경영이 효율화돼 시장부진에 대응할 수 있는 체질로 변화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2분기 형봉강 매출증가와 외환차익 등으로 오랜 적자에서 벗어나 45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흑자회사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