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가 가지런한데도 시간이 2년이나 걸린다고요?” 치열이 고르지만 튀어나온 입 때문에 내원한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질문하는 말이다. 치아교정을 하기 위해 치과에 내원하는 사람들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증상이 바로 돌출과 덧니이다.
치의학에서는 덧니와 돌출을 모두 같은 원인에서 출발한 것으로 간주한다. 두 가지 증상 모두 턱뼈가 수용하기에는 너무 많거나 큰 치아들을 가지고 있어서, 겹쳐서 배열되는 덧니나, 앞으로 튀어나오는 돌출로 표현되는 것이다.
돌출과 덧니 모두 공간의 부족으로 비롯되는 증상인 만큼, 많은 경우에서 발치가 필요하다. 덧니의 경우 앞니의 위치가 정상이고, 송곳니 등이 겹쳐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발치한 공간에 덧니가 배열되면 거의 공간이 없어지게 된다. 반면에 돌출의 경우는 배열이 좋아서 발치한 공간을 앞니가 뒤쪽으로 이동해야 하므로 시간이 많이 걸리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심한 덧니를 가진 경우가 교정기간이 더 걸릴 것으로 생각하지만, 결과는 반대일 때가 많다.
그렇다면, 왜 덧니나 돌출이 증가하게 된 걸까. 그 이유는 확실하지 않지만 몇 가지가 추정된다. 첫째, 현대인의 식습관은 가공된 부드러운 음식을 이전보다 많이 섭취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그 결과 턱의 발달에 도움이 되는 자극이 부족하여, 턱이 점점 작아지는 경향이 있다. 둘째, 턱이 작아지는 것이 맞추어 치아의 크기는 작아지지 않고, 치아 사이의 마모 또한 적게 발생해서, 더욱 더 공간이 부족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인종적인 특징을 들 수 있다.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은 턱의 위치가 머리에 비해 전방으로 위치하고 있어, 치아를 배열할 공간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덧니와 돌출은 반드시 발치를 통해서만 해결되어야 하는 걸까.
공간이 부족한 현상을 설명할 때, 치아는 사람으로, 턱은 집으로 많이 표현한다. 좁은집 (턱)에 많은 사람(치아)이 살고 있어서 생기는 증상이 덧니라고 하면, 당연히 사람(치아)의 수를 줄여서 해결하는 것이 빠른 방법이다. 하지만,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집(턱)의 크기를 증가시키는 방법도 있고, 사람(치아)의 크기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
첫 번째, 치아의 크기를 줄이는 방법으로 치간 삭제를 이용한다. 치아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법랑질(에나멜)이라는 조직은 신경세포가 없어, 약간의 삭제를 하여도 문제가 거의 없다. 단, 삭제 시 치아우식증(충치)에 노출될 수 있고, 과도한 삭제는 치아의 민감증을 유발하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치간삭제는 이와 같은 한계가 있으므로, 지나친 덧니나 돌출의 개선에는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
두 번째로, 치아를 감싸는 턱뼈, 즉, 치조골의 확장을 통해 덧니와 돌출을 해소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성장기 아동에게 적당하며, 아래턱은 단단한 뼈들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한계가 있는 방법이다. 이외에도 미니스크류 등의 새로운 교정장치의 도움으로 치열을 후방으로 이동시키는 방법이 개발되기도 하였으나, 아직 안정성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고, 아래치열에는 한계를 가지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여야 한다.
잠실 서울퍼스트치과 정현성 원장은 “이와 같이 덧니와 돌출을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환자 상태에 따라 개별화된 진단과 치료법이 요구되는 만큼, 경험이 많은 교정의사에게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