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비, 건축비, 기부체납 등 총 개발비 10조원 예상
현재 남아 있는 최고 노른자위 땅 한전 부지의 주인이 이틀후인 18일 오전10시에 결정될 예정이지만 삼성과 현대차 가운데 어느 그룹이 낙찰자로 결정돼도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남 한복판에 축구장 12개가 들어갈 수 있는 7만9000평방미터의 땅이지만 40%의 땅을 공원등 공공용도로 조성해 서울시에 다시 내놔야 하는 입찰조건이 붙어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 본사 부지...한전은 오는 11월 전남 나주로
본사를 옮기면서 부지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이 땅의 공시지가는 1조4000억원, 한전이 감정가로 제시한 가격은 3조3000억원이 넘는다. 입찰방식이 최고가 경쟁이기 때문에 실제 매수가격은 5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이 부지가 5조원에 낙찰이 된다면 40%에 해당하는 부지값 2조원에 공공시설 조성비용 등을 합쳐 낙찰가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돈을 토해내는 꼴이된다.
인근지역을 연계해 개발하는데 토지가격과 건축비 등 총 개발비용이 10~15조원 가량 소요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고 보면 아무리 삼성과 현대차라고 해도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부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땅을 사서 돈을 들여 건물을 지어 놓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이미 들어간 돈에 관리비용까지 더해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축 초고층 건물, 입주업체 못찾아 관리비ㆍ금융비용 부담 커
이 부지의 용적률은 주인이 결정된 후 상업지역으로 전환될 수 있어 800%를 적용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용적률로 토지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을 지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잇달아 건축되고 있는 초고층 건물들이 입주자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어 100층 이상의 건물을 채우는 것도 풀어야할 숙제다.
얼마전 포스코 건설이 송도에 준공한 68층 동북아무역센터도 공사비는 다 들어갔는데 입주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수천억원의 손실이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 제2롯데월드도 아직 공사중이지만 입주업체를 물색하느라 걱정이 커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양재동과 현대차, 기아차 본사와 곳곳에 흩어진 계열사들을 입주시킨다는 계획으로 어느 정도 건물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래도 100층 이상의 건물을 한번에 채우기에는 여전히 부담이 될거라는 예측이다.
삼성그룹도 강북 서소문과 서초구에 대규모 삼성타운이 조성돼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그곳에 입주해 있어 삼성동 부지에 새사옥을 건설할 경우 사옥을 채우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또 계열사들을 이주 시킨다면 현재의 사옥들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국내 1,2위 기업이 자존심을 건 한판승부를 벌이고 있는 한전부지의 주인이 누가 될지 입찰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업계에선 '승자의 저주'가 되지나 않을지 경계하는 시선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