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업자 1만원 당 납세협력비용 71원
중견기업 이상 1.1원…증빙자료 수집·분석 부담多
영세사업자가 느끼는 납세협력 비용 부담이 과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전신고서 작성제도를 도입하고 신고기한이 지난 후에도 전자신고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명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장기재정전망센터장은 16일 국세청 산하 국세행정개혁위원회(위원장 :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동주최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장기 성실납세기반 확충을 위한 국세행정 포럼'에 참석,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성실신고를 지원하는 납세협력비용 감축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지난 2011년 기준 우리나라 사업자와 비사업자가 지불한 납세협력비용은 약 9조8877억원으로 GDP 0.8%에 해당하는 수준이며 2011년 총 세수 180조원 중 5.49%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추산됐다.
특히 사업자가 부담하는 납세협력비용은 9조1552억원으로 비사업자가 부담하는 7325억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이 중 법인사업자가 5조416억원, 개인사업자는 4조1136억원을 차지했다.
특이한 것은 사업자 규모가 클수록 단위 매출액(1만원) 대비 납세협력비용이 낮아지는 현상. 상시종업원이 없는 사업자의 매출액 1만원 당 납세협력비용은 71원이었지만 상시종업원 300명 이상인 사업자의 납세협력비용은 1.1원에 불과했다.
사업 규모가 작을수록 납세협력비용 부담이 더욱 커지는 셈이다.
세목별로 살펴보면 부가가치세 납세협력비용이 2조7644억원으로 전체 납세협력비용의 28%를 차지했으며 법인세는 2조6469억원으로 26.8%, 소득세는 2조3920억원으로 24.2%를 차지했다. 원천세의 납세협력비용은 1조457억원(10.6%)로 상위 4개 세목이 전체 납세협력비용의 90%를 차지하고 있었다.
박 센터장은 납세협력비용이 과중한 원인으로 ▲거래증빙 자료수집 및 평가 업무에 많은 시간 소요(증빙발급 분야) ▲거래증빙 자료 수취·확인·분류 업무 투자 시간 과다(증빙수취 및 보관 분야) ▲소규모 사업자 장부기장 의무 부담(장부기장 분야) ▲세금 신고·납부 부담 과중 등을 꼽았다.
납세협력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박 센터장은 영세사업자의 거래증빙 발급 업무의 전산화를 장려하고 납세자 편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전자신고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납세자가 수치를 직접 산출해 기입하는 것이 아니라 과세관청이 미리 기입한 수치를 확인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서 신고의무를 완료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사전신고서 작성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미 호주에서는 소득세 사전신고서 작성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전자신고시 납세자가 기입한 정보의 일관성에 문제가 있거나 잘못된 수치를 기입하는 경우 자동으로 오류가 있음을 알려 신속하게 수정할 수 있는 방안과 신고기한이 지난 후에 전자신고가 불가능한 소득세와 법인세도 전자신고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부가세와 원천세만 신고기한이 지난 후에도 전자신고가 가능하다.
또한 영세사업자가 거래증빙 자료를 발급하고 수취, 분류하는 작업에 대해 부담을 덜 가지도록 국세청 시스템 'e세로'의 사용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거래증빙 발급 업무 전산화와 각종 증빙이나 장부를 전자문서로 전환하고 보관하는 방식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박 센터장은 주장했다.
아울러 박 센터장은 장부기장의 경우 업종별로 차등화 된 간편장부대상자의 기준금액을 가장 높은 기준금액(3억원)으로 상향 통일하는 한편 자진신고 세목의 연간 신고횟수를 감소시키고 신고서 검증에 필요한 자료 중 과세관청이 제3의 기관에서 직접 입수가 가능한 자료는 서류제출 항목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