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규제 완화"…일각에서 우려도
정부가 저축은행 규제를 완화해 업계를 살리고 다양한 금융 서비스가 가능해지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대규모 퇴출 사태로 인해 업계의 신뢰가 추락하면서 새로운 동력을 찾기 위한 조치이다.
17일 금융위원회는 저축은행 관계형 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관계형 금융이란 저축은행이 지역과 서민의 금융기관으로서 본업에 충실하고 지역 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원활한 자금을 공급하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가 저축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대규모 위험 투자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도규상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저축은행이 기존 금융거래 관행으로는 대출 받기 어려운 새로운 사업 모델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저축은행이 여신 심사 과정에서 신용평가시스템(CSS, Credit Scoring System) 제도를 확대시키고 개별 저축은행이 경영 상황에 대한 자체 진단 및 개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종합적 경영 통계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현재 소규모 저축은행의 경우 CSS를 갖추지 않은 곳이 12개에 달한다.
이와 함께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겪는 차주의 상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저축은행의 자체 채무 조정 제도를 확대 운영하도록 한다. 예컨대 2년 이상 장기거래한 저축은행 차주의 경우 회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저축은행이 채무 조정을 할 수 있다.
또 저축은행 체크카드의 후불 교통 카드 기능을 개선하고 방카슈랑스를 통해 보험업 진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밖에 증자 요건과 대손충당금 기준을 완화하고, 인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하며 영업 구역 외 점포 설치를 허용하는 등 상당 부분의 규제가 줄어들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규제 완화가 다시 저축은행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도규상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무분별한 규제 완화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동안 저축은행 부실이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와 대주주 불법행위에서 비롯된 만큼 관계형 금융은 이같은 쏠림 현상, 불법행위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