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소속 녹색성장위원회를 비롯한 4개 위원회가 업무추진비를 불법 현금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녹색성장위원회는 감사원 회계감사에서 이러한 문제를 지적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불법적으로 지급받아 사용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11일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이 국무조정실로부터 제출받은 '국무총리실 산하 위원회 업무추진비 현금집행현황' 자료에 따르면 총리실 소속 71개 중 녹색성장위원회,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세종특별자치시지원위원회, 대일항쟁기강제동원피해조사위원회 등 4개 위원회가 업무추진비를 현금 집행했다.
녹색성장위 소속 직원들은 최근 4년간 총 1억85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한 번에 200~500만원씩, 수차례에 걸쳐 지급받아 사용했다.
문제는 업무추진비를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것.
정부 예산집행지침에 따르면 업무추진비를 집행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집행목적·일시·집행대상 등을 증빙서류에 기재해 사용용도를 명확히 해야 하며, 건당 50만원 이상의 경우에는 주된 상대방의 소속 및 성명을 증빙서류에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하지만 녹색성장위는 이 같은 관련 규정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감사원 주의요구까지 무시한 채 작년까지 계속해서 불법 현금집행을 자행했다.
다른 위원회의 업무추진비 집행 실태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 국제개발위협력위원회의 경우 2012~2014년 현재까지 3년간 830만원, 세종특별자치시지원위원회는 2012~2013년까지 2년간 240만원, 대일항쟁기강제동원피해조사위원회는 2010~2014년 현재까지 4년간 102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불법 현금집행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신 의원은 이와 관련해 "이 같은 불법 집행에도 불구하고 국무총리실은 특별한 조치가 없었다. 이는 국무총리가 사실상 위원회 운영을 방관해 왔기 때문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신 의원이 국무총리실 산하 위원회 회의개최 실태를 조사한 결과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73개 위원회 중 33개 위원회(45.2%)는 회의에 국무총리가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
더욱이 27개 위원회(36.9%)는 올해 들어 회의 개최가 전무했다.
신 의원은 "감사원 지적을 받고도 계속해서 불법을 저지르는 등 공무원들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며 "이러한 불법행위에 대해 국무총리가 나서서 진상을 파악하고 해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