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못한 산회, 김무성 의총서 반려했지만 이완구 사퇴 뜻 안 굽혀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26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안건 상정을 거부하고 30일 본회의를 재소집하기로 의사일정을 재조정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을 사퇴할 뜻을 밝혔다.
앞서 이날 오후 3시 개회된 본회의에는 재적 의원 300명 가운데 153명의 새누리당 의원이 참석, 의결 정족수를 넘겨 여당 단독 개회가 예상됐지만 정 의장이 여야 합의 존중을 내세우면서 9분 만에 산회시켰다.
정 의장은 "본회의를 며칠만 연기해 달라는 야당 요청의 진정성을 믿고 의사일정을 변경해 30일 본회의를 재소집하려고 한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30일에는 본회의를 소집해서 모든 안건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예상 밖의 정 의장의 결정에 대해 "당 지도부는 의원들의 의견을 확실히 전달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오전 마지막 통화에서도 오늘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이야기됐는데 이런 상황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내대표로서 막중한 책임감이 든다. 최선을 다했지만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국회의장이 약속한 사안"이라며 "그것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고 원내대표가 간청하고 하소연하고 정말로 눈물로써 호소했는데도 단 한마디 사전 통지 없이 국회 파행으로 신의를 저버린 것은 안 된다. 다 저의 불찰"이라고 사퇴의 변을 남겼다.
갑작스런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에 의원들은 "원내대표가 사퇴할 게 아니라 국회의장이 사퇴할 일"이라며 "그건 아니다"고 만류했고 이 의원은 거듭 "대단히 죄송하다. 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김무성 대표가 나서 "이완구 원내대표가 그동안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인정하죠. 오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사퇴하고 싶은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나 이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사퇴를 거듭 만류했다.
김 대표는 의원들을 향해 "의원들의 총의로 그 말씀을 취소하고 사퇴발언을 반려했으면 한다”고 밝히자, 의원들은 박수로 원내대표의 사퇴 반려를 의결했다. 또한 “이런 사태가 온 것에 대해 우선 국민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의원들의 총의로 사퇴발언이 반류됐지만, 이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거듭 뜻을 굽히지 않았고 이장우 원내대변인과 염동열 의원 등이 "사퇴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만류했다.
김 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 이군현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가 현재(4시 30분) 원내대표실에 집결해 이 원내대표의 사퇴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