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이 26일 국회 본회의를 안건 상정없이 산회하자 새누리당은 맹비난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높이 평가한다"고 환영해 대조를 보였다.
정 의장은 이날 세월호 특별법 합의를 이유로 "시간을 좀 더 달라"는 야당의 요구에 "진정성이 있다"며 본회의를 산회하고 오는 30일 본회의를 다시 열기로 의사일정을 조정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국회의장은 오늘 본회의 일정을 포함한 국회 의사일정을 지난 16일 국민과 여·야에 제시한 바 있는데 일방적으로 산회를 선포해 본회의 민생법안 처리를 무산시켰다"며 "국민에게 한 약속을 저버리고 국회 운영을 또다시 공전으로 몰고 가게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야당은 두 번 연속 합의를 지키지 않았고, 국회의장은 약속을 파기 했다"며 "국회의장의 기습적인 산회 선포는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킬 것으로 철석 같이 믿고 있던 국회의원들에 대한 배신이자 폭거"라고 비난했다.
그는 거듭 정 의장을 향해 "국회는 의결 정족수마저 무시되는 비정상을 또 다시 드러냈고 국회의 수장이 국회가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힘과 근거를 빼앗아 버렸다"며 "국회의장의 독단적인 결정을 즉각 사과하고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어 "야당이나 세월호 유가족들의 입장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여·야 대화를 주문하고 일정을 미룬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여·야간 대화와 타협을 존중하는 국회의장의 고충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대로 간다면 법안처리 제로(0)의 기록은 계속 이어지고 국민들의 원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새정치연합 김영근 대변인은 "그동안 국회의장의 본회의 소집과 안건의 직권상정 권한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누누이 강조해왔다"고 전제하고 "국회의장 역시 직권상정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국회의장이 중심을 잡고 국회 선진화법에 반하는 나쁜 선례를 만들지 않겠다는 일단의 의지를 표시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의 힘을 빌려 단독으로라도 본회의 개의 안건을 직권상정 하려고 해 왔다"며 "그러한 집권여당의 의지는 대통령의 뜻과 맞물려 국회의장에게 사실상 압력으로 작용했으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30일 본회의 소집이 예정된 만큼 세월호 특별법 협의에 진정성을 갖고 나서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세월호 특별법 합의를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