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금융감독원전자공시, 각사 발표 분기실적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이 가입자 1명을 늘리기 위해 평균 405만원에 달하는 마케팅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통3사들은 지난 2분기에 모두 2조2934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들여 50만9000명의 가입자를 늘렸다. 신규가입자에 해지고객을 뺀 순증 가입자를 기준으로 가입자 1명을 늘리는데 평균 405만원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은 셈이다.
통신3사 가운데 가장 많은 마케팅비용을 들인 회사는 SK텔레콤으로 가입자 1명을 늘리는데 약 1100만원을 쏟아부었다. 그 다음으로 LG U+는 410만원, KT는 273만원 순으로 지출했다.
통신사들이 이처럼 거액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는 것은 이동통신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지난 2010년 전체 인구를 넘어서 이미 포화상태에 놓여 가입자의 순증 규모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통신사들의 마케팅 목표가 번호이동 고객을 유치하는데 맞춰져 보조금 지급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그 결과 투입한 비용만큼 이동통신 시장을 키우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 마케팅 비용 쏟아 부어도 매출 증가율은 기대이하
통신3사는 지난 2012년 1분기부터 올2분기까지 총 21조2152억원의 마케팅비를 투입해 111조986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액에서 마케팅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8.94%에 이르렀다.
이는 국내 기업중 가장 많은 광고비를 지출하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158조372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7.7%인 12조2000억원의 마케팅비를 사용한 것과 대비된다. 통신사들의 마케팅비 비중이 월등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통신사별로 살펴보면 지난 2012년 1분기 KT의 매출액은 4조4650억원, 마케팅 비용은 5003억원으로 매출액에서 마케팅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0.77%를 나타냈다. 그러나 2013년 1분기에는 6976억원의 마케팅비를 투입해 4조7906억원의 매출을 올려 마케팅비 비중이 14.56%로 상승했다.
그리고 올해 1분기에는 4조4609억원의 매출에 7752억원의 마케팅비를 지출해 마케팅비 비중은 17.38%로 크게 높아졌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소폭 증가하거나 오히려 감소된 것과 대비된다.
이동통신 사업비중이 높은 SK텔레콤은 다른 통신사들에 비해 마케팅비를 훨씬 많이 쏟아 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10분기 동안 38조471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9조6846억원을 마케팅비를 지출,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비중이 25.45%에 달했다.
기간별 비율을 보면 2012년 1분기 22.31%에서 지난해 1분기에는 26.59%로 상승했다가 올 1분기에는 30.48%로 급격히 올라갔다. 이는 SK텔레콤이 가입자 비중 50%선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마케팅비를 투입했음을 의미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 10분기 동안 27조911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4조6913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사용해 16.81%를 기록했다.
2012년 1분기 매출액 2조5495억원에 마케팅비용 3506억원으로 13.75%, 지난해 1분기에는 2조8590억원의 매출과 4497억원의 마케팅비용을 지출해 14.60%였다. 하지만 영업사정이 개선된 올 1분기에는 매출 2조7850억원의 19.78%인 5510억원을 마케팅비로 사용했다.
■ 이동통신 가입자 확보에 사활… 비용은 '듬뿍' 효과는 '찔끔'
통신사들의 마케팅 비용 지출은 주로 이동통신 가입자를 유치하는데 집중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만큼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거액의 마케팅비를 투입하더라도 매출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이는 통신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신규가입자 보다 번호이동 수요자가 월등히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이동통신사들은 현상유지를 위해서라도 마케팅비용을 지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KT의 경우 2012년 2분기는 1분기에 비해 마케팅비용이 34.30% 지출이 늘어남에 따라 무선부문 수익은 1.42% 증가한 반면 유선수익은 3.92%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를 보면 마케팅 비용이 10.42% 감소함에 따라 무선 수익 또한 0.18% 줄었으며 올 2분기에는 마케팅비용 6.2% 증가에 무선수익은 다시 0.90%가 증가, 마케팅 비용이 무선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다소 다른 양상을 보였다. 2012년 2분기에는 1분기 대비 마케팅 비용의 지출이 30.76% 증가함에 따라 무선수익은 2.03% 증가, 마케팅 비용을 증가시키면 매출도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에는 비용지출이 4.72% 감소했지만 무선매출은 3.12% 늘었고 올 2분기에도 마케팅 비용이 22.52%나 감소하면서 무선수익이 0.03% 증가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도 지난 2012년 2분기 마케팅 비용 38.79%가 증가하며 무선수익도 이전 분기 대비 10.45%가 늘어났으나 마케팅 비용 0.78%가 감소한 2013년 2분기에는 오히려 5.97%가 증가했으며 올 2분기에도 비용은 0.24% 감소했으나 수익은 2.15% 올라갔다.
결국 통신사들이 막대한 금액을 쏟아 부은 마케팅이 경영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모두를 패자로 만드는 제로섬 게임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 달콤한 유혹, "새 기계 줄께… 헌 기계 다오"
통신3사들은 정부의 강력한 보조금 제한 정책과 10월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 시행을 앞두고 종전과 같은 방식의 경쟁이 불가능해지자 1년 마다 통신기기를 새로 바꿔주는 식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텔레콤은 클럽T 요금제를 출시, 출고가 100만원이하 단말기를 85요금제로 가입할 경우 1년 6개월 후, 100요금제(10만원)는 12개월 후 언제든지 새로운 기기로 바꿔주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KT도 좋은 기변과 스펀지 플랜이라는 이름의 기변 상품을 출시했다. 기존 운영 중인 ‘좋은 기변’은 15개월 이상 KT를 이용한 고객들 중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스펀지 플랜은 월정액 77요금제 가입자는 12개월 이후, 67요금제는 14개월 이후, 55요금제의 경우 17개월이 지나면 기존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반납하면 새로운 기기로 바꿔준다.
LG유플러스 또한 대박기변 프로그램을 통해 ‘단말 대박’, ‘보상 대박’, ‘요금 대박’을 걸고 적극적인 내부 고객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타사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통신사들의 이러한 마케팅은 단말기 과소비를 유도하고 통신비용만 상승시킨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새로운 기기로 교체하려면 매월 적게는 7만원 정도에서 많게는 10만원이 넘는 요금제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이 당국의 강력한 보조금 재제에 ‘기기를 공짜로 주겠다’는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호소력을 가질 것인지는 미지수다.
대리점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으면 점유율을 빼앗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뭔가를 해야 하는 악순환 구조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