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시행된 소위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이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배만 불린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25일 단통법 제정 시 법률의 목적을 “공정하고 투명한 유통질서를 확립하여 이동통신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함으로써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에 의하면 통신 소비자 권익의 보호를 통한 공공복리의 증진은 통신사업자의 배를 불리기 위한 정부의 립 서비스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법의 시행에 따라 오늘(1일) 통신사들이 고시한 갤럭시노트4에 보조금을 보면 정부의 법제정 취지가 망언 수준이었음을 알 수 있다.
출고가가 95만7000원인 갤럭시노트4를 기준으로 KT는 완전무한97 요금제 선택 시 8만2000원, LTE720은 6만6000원, LTE340은 3만1000원의 보조금이 주어진다.
LG유플러스의 경우에는 보조금 최고액 8만원을 받으려면 LTE89.9, LTE음성 무한자유99, 사장님#LTE무한자유99, 사장님#LTE10 및 사장님#LTE120 등 최소 월 10만 이상의 요금을 부담해야 가능하다.
SK텔레콤의 경우 LTE10에 가입하면 11만 1000원, LTE85는 9만4000원, LTE72는 8만원, LTE 34 요금제의 경우 보조금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3만7000원이 지급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4를 사용하려면 월 10만원 이상의 요금을 부담하고도 할부금으로 최저 84만6000원을 내야하고 최저요금인 4만원 정도를 낼 경우에는 92만원의 기기 값을 소비자가 고스란히 치러야 한다.
결국 소비자들은 해외보다 높은 판매가격을 책정한 제조사들의 입맛대로 비싼 가격으로 기기를 사서 낮은 요금제에 가입하든지 아니면 조금이라도 보조금을 더 받으려면 턱없이 높은 요금제에 가입해야한다.
한편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통신3사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18조600억원의 천문학적인 마케팅비를 지급하고도 8조1005억원의 순이익을 올리고 이중 46.4%를 배당했다. 외국인 주주들도 전체 배당금의 45%인 1조6928억원을 배당금으로 챙겼다.
한국신용평가의 권나연 수석연구위원에 따르면 “단통법 시행으로 가장 큰 효과는 통신사들의 마케팅비용 절감”이라며 “2013년 기준 약 6.4~9.8%포인트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로써 정부가 밝힌 단통법의 목적인 “공정하고 투명한 유통질서와 이동통신 산업의 발전”은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법제정 당시 강조했던 “이용자의 권익보호와 공공복리의 증진”은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