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금융위' 주주로 있는 대우조선해양 고철 매각 사업 독점
관피아가 영향력 행사…국책은행, 알고도 방치하면 업무 배임
관피아가 영향력 행사…국책은행, 알고도 방치하면 업무 배임
퇴직 경찰 공무원의 친목 모임 단체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이하 경우회)가 대우조선해양의 고철 매각 사업을 이용해 수십억의 부당이득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우조선해양은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최대 주주인 회사로 경우회는 퇴직 경찰이라는 힘을 이용해 전방위 로비와 위협을 일삼아왔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산업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우회가 고철 매각 사업권의 수의계약을 통해 챙긴 이익은 지난 8년 동안 약 246억원에 달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고철 매각 사업은 배를 만들고 남은 고철을 철강 회사에 매각해 수익을 얻는 구조이다.
경우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경안흥업이 위탁해 맡고 있으나 경안흥업이 이를 다시 고철 납품 대행사인 인홍상사에 재위탁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실상 경우회는 실질적인 역할을 맡지 않고 있다.
하지만 2006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대우조선해양 고철 매각 물량 76만8521톤 중 약 77%, 금액 기준으로 75%에 해당하는 58만9666톤을 경우회에서 처리했다.
이를 통해 경우회는 2007년 이전에는 수수료 15%, 이후에는 수수료 7%를 받고 운송비와 어음을 받을 때 생기는 금융비를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지원 받고 있다.
2010년 이전에는 경안흥업에 부과되는 제세 공과금도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지원 받았다.
지난 8년 동안 대우조선해양이 경우회에 매각한 고철 58만9666톤의 고시 단가 매출액은 약 2347억4500만원. 이에 반해 대우조선해양이 경우회로부터 받은 실제 매출은 1979억9200만원으로 전체의 84.3%에 불과하다.
이는 경우회 고정 수수료(보장 마진)로 193억6200만원, 운송비 지원 120억7500만원, 금융 지원비 32억8500만원, 제세 공과금 20억3100만원 등 총 367억5300만원을 지원 받아 발생한 차액이다.
재위탁 업체인 인홍상사에 지불한 운송비 120억7500만원을 제외하면 246억7800만원이 고스란히 경우회의 수입이 된 셈이다.
김기식 의원은 "거래 중간 단계에 업체를 끼워 부당이득을 주는 이른바 '통행세' 유형으로 정부 부처 공무원들이 퇴직 후 회사를 만들어 이익을 챙기는 전형적인 관피아 사례"라고 지적했다.
통행세와 같은 비정상적 거래는 공정거래법의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김 의원 측 설명.
김 의원은 "지난 2012년 경우회는 대우조선해양 고재호 사장과 강만수 KDB 회장 겸 산업은행장의 자택 부근, 또 이명박 대통령의 소망교회 부근에서 회원을 동원해 항의 집회를 열고 압력을 행사한 결과 대우조선해양과의 거래를 지금까지 유지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대우조선해양이 직거래를 했다면 운송비 120억7500만원을 제외한 246억7800만원이 경우회 수익이 아니라 대우조선해양의 이익이 됐을 것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직접거래하면 회사의 수익이 증대되는 것을 알지만 경우회의 반발과 압력을 이유로 이를 개선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업무상 배임이다"고 비판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 지분 중 31.46%는 산업은행이, 12.15%는 금융위원회가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정부가 주인인 기업이다.
김 의원은 "정부가 주인인 기업은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척결을 약속한 만큼 대우조선해양과 경우회 간의 비정상적인 거래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