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임용 차이로 기여금 1억 더 내…수령액은 불과 20만원 차이
신규-재직 공무원간 연금수령 형평성 문제 제기…"현실 동떨어져"
핵심 이슈로 부상한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 새누리당과 한국연금학회가 발표했던 개혁안이 졸속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연금학회가 만든 개혁안에 따르면 오는 2015년 신규 공무원(9급 기준)이 그 이듬해인 2016년 임용되는 공무원보다 기여금을 두 배나 더 내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 수령 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7일 안전행정부를 상대로 한 국회 안전행정위 국정감사에 앞서 안전행정부로부터 받은 '공무원의 보험료 대비 수령액 관련 분석자료'를 토대로 이같이 말했다.
'공무원의 보험료 대비 수령액 관련 분석자료'는 현재 공무원 연금 부담액을 50% 인상하고 수령액은 삭감하는 내용의 앞서 발표한 연금학회 개혁안을 분석한 자료다.
연금학회안은 2016년부터 신규 공무원은 국민연금과 동일한 부담과 혜택을 적용하고, 재직 공무원에 대해서는 기여금(납입액)을 현재의 14%(본인부담 7%)에서 약 20%까지 대폭 인상한다.
이 분석자료에 따르면 2016년 전에 입사한 2015년 임용공무원은 재직공무원에 해당되어 기여금이 현재보다 올라가 30년간 내야 할 기여금은 총 1억 93만 원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부담금을 더하면 2억186만 원이다. 때문에 2015년에 입사한 공무원이 30년 후 은퇴를 하면 첫 달에 96만 원의 연금을 수령하게 된다.
반면 연금개혁안이 시행되는 2016년에 임용되는 공무원은 국민연금 부담액과 같아져 30년간 내야 할 기여금은 총 4,614만 원이 된다. 정부부담금을 합치면 9,228만원이다. 2016년 임용공무원이 30년 근속 후 받게 되는 연금은 첫 달 76만 원이다.
개혁안대로라면, 먼저 임용된 2015년 공무원은 1년 차이로 무려 1억 958만원(정부부담금 포함)이나 더 많이 내고 연금 수령액은 불과 20만 원밖에 차이가 안나는 게 된다
정 의원은 "2016년 신규 공무원부터 연금부담을 국민연금과 동일하게 적용하면서 역으로 재직공무원에 해당되는 2015년 임용되는 공무원들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연금학회 안이 2016년 임용공무원부터 국민연금과 동일한 부담을 적용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국민연금과의 단순 비교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 의원이 국민연금공단과 공무원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3년 12월 지급액 기준으로 20년 이상 가입한 노령연금 수급자 평균 수령액이 84만6,790원이다. 공무원연금은 유족연금을 제외하면 평균 229만 원으로 드러났다.
국민연금은 최고가입기간이 25년에 불과하고, 공무원연금은 재직기간 33년 이상이 전체 퇴직자 32만 명 중 15만7천 명으로 절반 가까이 돼 평균으로 놓고 비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또한 안전행정부가 제출한 '직종별 재직년수별 퇴직자 현황'과 '공무원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균 재직년수는 23.8년이고 평균 공무원의 신규 임용 연령은 29세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예전에 비해 최근 신규임용의 시기가 늦고 일반행적직 공무원 평균 퇴직연령은 53.4세로 퇴직도 빨라 예전보다 재직기간이 짧아지는 추세임이 드러난 셈"이라며 "(하지만) 현재 공무원연금 수령자의 재직 기간은 긴만큼 국민연금 수령자도 30년 이상 국민연금을 납부한 사람이 절반인 시뮬레이션이 나와야 적절한 비교가 가능하지만 국민연금공단은 '그와 같은 자료는 없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과 연금학회안에 대해 "현실에 동떨어진 졸속 연금개혁안으로 사회를 시끄럽게 만들기만 했다"며 "1년 먼저 임용됐다고 1억을 더 내고 20만 원을 더 받는 구조에 동의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고 졸속임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안전행정부를 향해 "연금개혁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한 역할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담배소비세 인상 등 논의할 때도 기재부와 복지부에 밀리더니, 이번에는 당과 한국연금협회에 밀려 허둥지둥 자기들 안도 못 내고 있는 상태"라며 "외국의 대타협 사례에서 교훈을 찾아 국민과 공무원이 공감할 수 있는 개혁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적연금이라는 제도 자체가 후세대와 함께 살 것을 약속하고 서로 짐을 나누어 지는 제도"라며 "국민 모두가 노후의 삶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방안을 만들기 위해 서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제안했다.
연금학회안은 앞서 새누리당이 주도적으로 공무원연금 개혁에 팔을 걷어붙이기 위해 연금학회에 의뢰한 안이었지만 지난 달 22일 관련 발표 토론회가 공무원 노조의 강력 반발로 무산되면서 수면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공무원들의 거센 저항에 부담을 느낀 청와대와 당은 결국 당·정·청 논의 끝에 안행부가 이달 중순께 개혁안을 내놓는 것으로 결론 지었다. 하지만 그 토대는 연금학회안이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