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의무사항 정비·제재 기준 벌점제도로 전환
오는 10월부터 상장·등록 기업의 공시의무사항 중 해외직접투자 등 50여개는 삭제되고 회계처리기준위반(검찰고발 등) 10여개가 추가된다.
또 공시위반에 대한 제재가 횟수기준에서 벌점기준으로 전환되며 특히 세무조사를 통한 법인세 추징 등 벌금이나 과태료, 증여에 대한 공시기준이 현행 자본금의 10%이상에서 자기자본의 1%이상으로 강화된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일 증권거래소·코스닥증권시장 등 관계기관과 공동으로 적시공시체제 확립·수시공시 의무사항의 정비·공시 위반에 대한 제재의 합리화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수시공시제도 선진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당국은 이같은 방안을 오는 23일 금감위 정례회의에서 유가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과 공시규정의 개정을 의결한 후 오는 10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금감위 유재훈 증권감독과장은 "그동안 공시의무사항에 대해 전면적인 정비없이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누적적으로 추가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에 따라 공시의무 사항이 과다하고 적시공시가 미흡해 기업의 공시부담은 과다하고 정보가 비대칭적으로 제공돼 온 문제점이 발생해 왔다"면서 이번 제도 개선의 배경을 설명했다.
◆익일 공시시한 21시에서 16시로 단축·수시공시의무사항 정비
금융감독당국은 우선 현행 익일중심의 공시를 당일중심공시체제로 전환하고 익일공시가 불가피한 특허취득, 주요주주·계열회사 변경, 유가증권의 해외상장 등의 사항도 공시시한을 현재 익일 21시에서 익일 장(場)종료 전인 익일 16시로 단축했다.
이는 현재 수시공시를 익일공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중요정보가 적시에 공시되지 않아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것.
금융감독당국은 또 수시공시의무사항이 거래소의 경우 IMF이후 2.4배, 코스닥은 3.0배나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 해외직접투자 등 공시사항이 중복되거나 정보가치가 낮은 사항을 삭제하고 회계처리기준위반(검찰고발) 등 새로운 중요정보는 추가하는 등 수시공시의무사항을 정비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상장기업은 기술도입기간만료(계약시 공시), 파생상품 잔액(파생상품 손익공시), 감자주식 취득기간 만료(취득기간 사전공시), 해외직접투자(출자시 공시) 등 53개 항목을 수시공시 의무사항에서 제외된다. 반면 대표이사변경, 회계처리기준 위반(검찰고발), 임직원의 횡령행위(자기자본 1%이상),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 50억원 미만 등 9개 항목은 추가된다.
금융감독당국은 이같은 수시공시의무사항 정비를 통해 공시의무사항은 전년도 공시건수기준으로 상장 기업은 3.1%, 등록기업은 3.6%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공시기준 종전 자본금기준에서 자기자본으로 전환
공시기준과 관련, 금융감독당국은 현행 자본금의 10%이상인 경우 공시하던 사항을 벌금·과태료·증여 등은 자기자본의 1%(코스닥 3%)이상시 공시토록 하는 등 자기자본의 일정수준 이상인 경우로 전환했다.
또 ▲특별손익·시설투자 등은 자기자본의 10%이상 ▲출자·출자처분은 자기자본의 5%(코스닥 5%) ▲금전대여, 채무인수·보증은 자기자본의 3%(코스닥 5%) 이상일 경우 공시토록 했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대기업은 현행과 같이 기준의 1/2이 적용되며 자본잠식기업은 현행과 같이 자본금의 10%이상일 경우 공시해야 한다.
금융감독당국은 "현재 공시의무기준이 자본금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자기자본에 비해 기업규모를 적정하게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경영위험 등 투자판단 기준으로도 부적합한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에 공시심사위원회 신설·공시위반시 벌점부과 체제로 전환
금융감독당국은 또 거래소에 공시업무를 전담하는 공시심사위원회를 신설, 공시위반에 대한 제재 등 공시업무의 실질 심사권을 부여키로 했다.
공시심사위원회는 외부인을 위원장으로 하고 기관투자자·상장사협회·회계전문가·법률전문가·학계 각1인 등 외부인 6명과 거래소 공시담당 부이사장보 등 내부인 1명으로 구성되며 공시위반여부·제재수준·이의신청·공시제도 개선 및 운영에 관한 사항 등을 심사하게 된다.
또 상장 기업의 공시위반시 제재를 차등화해 공시위반 유형이나 동기 등에 대해 공시심사위원회의 실질심사를 거쳐 위반정도에 상응하는 벌점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전환, 강화키로 했다. 현재는 공시위반 유형에 상관없이 공시위반횟수에 따라 제재가 부과된다.
현재는 공시위반 1회, 2회 등을 기준으로 제재를 부과하던 것을 오는 10월부터는 공시위반 정보에 따라 중요할 경우 12∼8점, 일반 10∼6점, 경미 5∼3점 등으로 차등화 한다는 것.
금융감독당국은 제재차등화에 맞춰 관리종목 및 퇴출 적용기준도 변경키로 했다. 우선 ▲관리종목기준은 현행 최근 2년내 2회 이상 공시를 위반한 경우 관리종목으로 편입토록 돼 있는 것을 최근 2년내 공시위반 누진점수가 20점 이상인 경우로, ▲퇴출기준은 현행 관리종목지정 후 1년내 재차 공시위반을 하는 경우나 관리종목 지정기업으로서 최근 2년내 3회 이상 공시위반하는 경우에서 관리종목 지정후 1년내 공시위반 누진점수가 10점이상인 경우 또는 관리종목 지정기업으로서 최근 2년내 공시위반 누진점수가 30점 이상인 경우로 변경키로 했다.
◆공시위반시 위반내용·누진점수 공시의무화
금융감독당국은 제재기준 변경에 따른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해 공시위반시 마다 공시위반 내용과 누진점수를 공시토록 의무화함으로써 관리종목 편입이나 퇴출을 사전에 알 수 있도록 했다.
또 공시위반 개선계획서 제출제도를 도입, 상장기업의 공시위반 누진벌점이 일정수준 이상일 경우에는 공시위반 개선계획서를 징구토록하고 이를 거래소가 심사하는 한편 1개월간 공시토록 했다. 개선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불이행하는 기업은 벌점 3점이 추가된다.
이와 함께 투자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변경공시에 대해 공시위반 지정기준을 마련, ▲감자비율·주식소각, 분할·분할합병의 경우 20%이상 변경하는 경우 ·고정자산처분, 공급계약 체결, 담보제공, 채무인수·면제, 금전가지급·대여, 증여, 특별이익·손실 등 50%이상 변경하는 경우를 제재대상으로 추가했다.
금융감독당국은 특히 사업·반기·분기보고서와 수시공시 내용을 상호확인하는 등 수시공시 이행실태 점검을 상시화하고 점검결과 미공시·허위공시 등 중요위반사례가 발생할 경우 과중제재하고 필요할 경우 현장점검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는 수시공시의무사항이 발생했음에도 이를 공시하지 않거나 허위공시하는 사례가 항상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확인하는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