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4명의 후보들이 경선 하루 전인 8일까지 여전히 단일화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가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비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단일 후보로 합의 추대하자는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각자의 출마의지가 강해 결국 경선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우윤근 이목희 이종걸 주승용(기호순) 후보가 전날 밤 첫 단일화 협상에서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 이런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 참석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제 분위기로 봐서는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단일화라는 건 나머지 3명의 후보가 포기해줘야 가능한데, 전부 자기 나름의 생각을 갖고 나섰기 때문에 경선으로 갈 것 같다"라고 전했다.
단일 후보 추대에 난항을 겪자 일각에서는 원로 상임고문들에게 '교통정리' 역할을 요청했으나 원로들이 이를 고사, 중재 가능성마저 사실상 사라진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4명의 후보는 이날도 국정감사를 마치고 2차 심야회동을 할 예정이지만, 계파 간 이해관계도 맞물려 있어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은 2차 회동에서도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경선 직전인 9일 정오까지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만약 협상을 통해 한 명을 합의 추대하지 못한다면 본격적인 계파전 양상으로 변질돼 후보 간 합종연횡이 이뤄질 수 있다.
먼저 범친노(친노무현) 위주의 비대위 구성에 반발하는 비노(비노무현)·중도 세력이 당연직 비대위원인 원내대표직 탈환을 목표로 이종걸 주승용 후보의 합의를 종용할 가능성이 크다. 두 후보는 모두 당내 중도 성향 의원들의 모임인 민집모 소속이다.
주 후보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경선 이외에 방법이 없다면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 자연스럽게 비노 후보가 단일화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맞서 범친노로 분류되는 우윤근 후보와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인 민평련의 이목희 후보가 단일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이목희 후보는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보면 우윤근 의원의 출마 의지가 굉장히 강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단일화) 시도는 해보겠지만 안 되면 선의의 경쟁과 협력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성사가 불투명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로서는 다수 세력인 범친노의 지지를 받는 우 후보가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지만, 비노 진영이 한 명의 후보로 결집할 경우 경선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선명한 야당'을 내세운 이목희 의원도 민평련은 물론 초·재선 강경파들의 지지세가 만만치 않아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유례없이 짧은 선거기간이 주어진 이들 후보는 국감 도중에 틈틈이 인접한 다른 상임위 국감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거나, 국감이 열리지 않는 아침이나 밤 시간대 전화를 돌리는 등 막판 선거운동에도 불꽃을 튀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