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로 부임한 여군 위로 빌미로 재차 괴롭혀
장성들의 성군기 문란에 대한 논란 점화할 듯
한민구 장관 주재로 10일 전군주요지휘관 화상회의 개최
여군 부하를 성추행한 혐의로 육군 수도권 부대의 사단장(소장)이 긴급체포됐다. 현역 사단장이 여군을 성추행해 긴급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단장은 상관에게 성추행을 당해 자리를 옮겨온 여군을 재차 성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은 “A 사단장(소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부하 여군(부사관)을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며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A 사단장은 지난 8월 21일부터 두 달간 5차례에 걸쳐 부하 여군을 집무실에 불러 껴안고 볼에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군은 최근 같은 부대 병영생활상담관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고, 육군 본부가 전날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A 사단장을 긴급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피해 여군은 지난 6월 같은 예하 부대 B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해 사단 인사처로 보직이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A 사단장은 피해 여군이 부임한 당일부터 위로를 해준다는 빌미로 성추행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 관계자는 “현재 피해자는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으며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뜸하던 현역 장성들의 성군기 문란에 대한 논란은 다시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병영문화를 바꾸겠다는 군 당국이 혁신의 대상을 하부에만 치우치게 할 것이 아니라 군 수뇌부까지 겨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10일 한민구 장관 주재로 긴급 전군주요지휘관 화상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 한 장관은 일선 지휘관들의 엄정한 군 기강확립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에는 한 특전사령관이 사단장 시절인 2009년경 여군 부사관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밝혀져 직위해제됐다. 같은 해 6월에도 현역 준장이 여군 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특히 최근에는 현역 1군사령관이 음주추태를 부려 민간인과 마찰을 빚고 사실상 경질되는 등 고위 장성들에 대한 국민 신뢰가 추락하고 있어 군 당국의 본질적인 반성과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