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델라 CEO "연봉인상 요구보다 회사시스템 믿어야"
"연봉인상 요구 않는 건 좋은 업 쌓기"..공개해명 `해프닝`
◆…사티아 나델라 MS CEO
미국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여성 인력 활용 부족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여직원과 관련된 부적절한 발언으로 공개 해명에 나서는 일이 벌어졌다.
9일(현지시간) USA투데이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나델라 CEO는 이날 피닉스시(市)에서 열린 컴퓨팅산업에서의 여성 역할에 관한 한 행사에 참석, `연봉 인상 요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조언해달라`는 질문에 “연봉을 올려달라고 요구하는 게 중요하게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일단 그 자리에서 일을 계속하는 한 회사 시스템이 연봉 인상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 게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직접적으로 연봉을 올려달라고 요구하지 않는 건 일종의 좋은 업(業: 카르마)을 쌓는 일”이라며 “이 경우 회사 대표는 그 (여)직원이 믿을 만하며 더 큰 책임감이 있다고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를 요약하면, 당장 여성들의 급여가 남성보다 적다고 인상을 요구하기보다는 회사나 회사 대표가 스스로 알아서 연봉을 올려줄 것이라고 믿으라는 조언인 셈이다.
그러자 나델라 CEO와 대담을 진행하던 여성인 말리아 클로우 하비머드칼리지 학장 겸 MS 이사회 이사는 “그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고, 행사장에 모인 청중들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았다. 클로우 학장은 “여성들은 (불합리한) 급여 정보를 먼저 파악한 뒤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직장내 상사에게 연봉 인상을 요구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담 이후 트위터상에서는 나델라 CEO의 발언을 비판하는 글들이 넘쳤고, 끝내 나델라 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해명의 글을 올리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트위터에서 그는 “IT업계는 남성과 여성간 임금 격차를 반드시 줄여야 한다”고 밝힌 뒤 “성별 차이라는 하나의 편향성에 의해 연봉을 올리는 게 필요하지 않다고 한 것이지 여성들이 이를 요구해선 안된다고 말한 건 아니다. 내가 본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MS를 비롯한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에 대한 비판을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IT 기업들의 주류는 백인과 아시아인 남성들이다. MS 역시 전체 임직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29%에 불과하며 특히 관리직과 기술직, 엔지니어링 등에서는 그 비율이 17%로 휠썬 더 낮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