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사회적 기업에 대한 그간의 생각을 정리해 직접 저술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을 14일 출간했다.
최태원 회장이 펴낸 229페이지 분량의 이 책에는 사회적 기업의 필요성, 현실과 한계, 해법 등을 제시하고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을 자신의 ‘평생의 과업’으로 삼겠다는 의지도 담고 있다.
특히 사회적 기업 생태계 활성화의 새로운 방안으로 사회적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를 기반으로 한 SPC(Social Progress Credit, 사회문제 해결 정도에 비례해 사회적 기업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 개념을 최초로 제안, 관심을 끌고 있다.
이밖에도‘지속가능한 사회문제 해결 방안으로서의 사회적 기업’ 등의 내용이 담겨있어 장애인이나 저소득자,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려는 사회적 기업의 본래 의미에 충실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관련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사회 공헌을 지속적으로 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과제였다”면서 “2009년 한 대학교에서 열린 ‘사회적 기업 국제 포럼’을 통해 사회적 기업이 사회 전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공공성과 효율성, 공공 영역과 시장 영역, 자선 방식과 비즈니스 방식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으로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역부족이기 때문에 기존에 사회문제 해결을 담당했던 정부나 비영리 조직, 영리기업의 CSR 활동을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사회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고 현 문제점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기업은 두 가지 영역과 두 가지 방식을 하나로 융합할 수 있는 전문 해결사“라며 ”사회적 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효과적인 이유는 정부의 공공성과 영리기업의 효율성이란 장점을 두루 갖춘 조직이면서 정부 기능과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영역의 문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회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는 것은 맞지만 자립을 위한 재무적 성과를 달성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역설하며 사회적 기업이 외부 자원에 의존하는 비영리 조직보다 비용 절감, 자원의 최적 배분 등을 통해 주어진 자원으로 더 많은 사회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비영리 조직에 기부된 돈이나 영리기업이 직접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출한 CSR 비용은 대부분 일회성이어서 회수가 불가능하지만 사회적 기업은 해당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활동 그 자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이러한 사회적 기업의 순기능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수가 많아져야 하고 문제 해결 역량과 성장에 필요한 투자금도 대폭 늘어나야 한다”고 지적하며 “SPC(Social Progress Credit·사회문제 해결 정도에 비례해 사회적 기업에 제공하는 인센티브)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SPC 도입의 전제 조건으로 ‘사회적 가치 측정의 기준 마련’을 주장하고 사회적 가치가 크다는 것은 심각한 사회문제를 해결했다거나 특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없앴거나 혹은 많은 양의 문제를 해결했다는 뜻을 내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SPC는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그 결과와 연계해서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도록 동기를 유발하는 일종의 보상제도라며 계량적으로 측정/평가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측정기준을 만드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데 매진할 수 없다면 혁신도, 투자 유치도 모두 어려워지고 결국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SPC는 사회적 기업의 재무적 지속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더 나아가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든든한 뿌리가 될 것이라고 끝맺었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주장은 있었지만 사회적 가치를 정량적으로 측정해 체계적으로 보상할 수 있도록 개념을 정리한 것은 최 회장이 처음”이라며 “인센티브를 주는 주체는 SPC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책은 14일부터 3일간 서울에서 열리는 ‘사회적기업 월드 포럼 2014’에 맞춰 출간됐으며 2012년부터 준비를 시작해 2년 만에 집필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책과 함께 SK동반성장위원회도 ‘SK의 사회적 기업 운영 사례집…행복한 동행’도 발간 됐으며 15일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판매되고 수익금은 사회적 기업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