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한도 상향, 재벌편향정책"…관세청장 '진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관세청에 대한 국정감사는 증인채택 문제로 여야 의원들이 1시간 넘도록 공전을 계속한 가운데, 단 3명의 의원만이 질문한 채 마무리되는 등 제대로 된 감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11시40분부터 재개된 오전 국감은 12시10분까지 약 30분 동안 진행됐으며, 여야 의원들은 상향된 면세한도 규정에 대한 우려와 급증하는 해외직구에 대한 문제점 등을 쏟아냈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국감에서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상향조정된 면세한도가 재벌 면세점에게 가장 큰 이득을 주는 것 아니냐며 날을 세웠다.

특히 홍 의원은 김 관세청장이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으로 있을 당시 면세한도가 조정된 것이라며 '재벌편향정책'을 펼친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올해 7월25일 관세청장으로 내정됐고, 그전에는 기재부 세제실장으로 있었다"며 "기재부에서 면세한도를 상향조정한 과정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관세청장으로서 면세한도를 상향하면 가장 이익을 보는 집단이 누구냐"며 "현재 재벌 두 회사가 면세점 시장을 장악중이다. 가장 이익을 보는 회사는 면세점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신라와 롯데면세점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김 관세청장은 해명하려 했지만 홍 의원이 시간이 없다며 '예, 아니오'의 대답을 종용하자  "일부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짧게 답했다.

홍 의원은 "재벌편향적인 정책이라고 본다. 면세한도 상향은 작년까지도 기재부에서 반대했는데, 금년에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부회장이 얘기하니까 급작스럽게 올렸다. 재벌공화국인가 국민을 위한 공화국인가"라고 쏘아 붙였고, 김 관세청장은 "면세점 산업이 재벌기업을 위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경쟁력이 중요하고, 경쟁력 갖춘 기업이 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급증하는 해외직구 급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해외 직구는 작년도에 1000만건 넘어가고 올해는 7월까지 870만건을 기록 할 만큼 급증하고 있다"며 "하지만 목록통관 상황을 보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목록통관을 통한 적발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외국에 소개된 한국에서 대마초 구입하는 방법이라는 사이트를 보여주며 "해외유명딜러가 이메일은 물론 카톡에 써서 주문하면 대마초를 보내준다. 해외 직구 통관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밖에 관세 탈루범에 대한 사후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은 "그동안 관세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한 것을 살펴보니 1년에 500~600건 정도 된다. 지난해에는 645건으로 피고발인은 1160명이었다"며 "그중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이들이 64명인데 검찰에서 무혐의 통보가 나오면 다음 조치는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이에 김 관세청장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 의견을 존중한다"고 짧게 답하자 김 의원은 "관세법 위반 혐의가 있고 형사처벌 해야한다고 의지를 가지고 고발했는데, 무혐의 나오면 다시 항고해야 되는 것 아닌가"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이어 "고발인으로서 잘못됐다는 결론을 인정하는 꼴 아닌가. 분명 문제가 있어서 고발했을텐데, 검찰 고발 후 팔로우 업이 전혀 안 되고 있다"며 "검찰에 서류만 던져놓고 무혐의 나오면 받아놓고만 있다"고 지적했다.
 
김 관세청장은 "관세범칙사건은 관세행정의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에 고발이후 수사과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세심히 관리 하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