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공사 임직원들이 기업들의 돈으로 해외출장을 가고도 사용내역에 대한 증빙자료는 부실한 것이 드러나 날선 비판을 받았다.
정책금융공사 직원들이 한 푼이라도 더 정책금융 지원을 받으려는 기업들을 심사하며 사실상 갑(甲)질을 했다는 비판을 받은 것이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정책금융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임직원들이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총 93건의 해외 출장 중 25건이 기업에서 일부 또는 전부의 비용을 부담했다"고 지적했다.
해외출장에 소요되는 항공료, 숙박비 등의 비용 중 공사의 예산이 소요된 것은 68%로 나머지는 소위 자금지원을 받게 되는 기업들에게 손을 벌린 것이다.
김 의원은 "자금지원을 받으려느 기업을 심사하는 정금공 직원들이 기업의 돈을 받아 출장을 갔는데 기업들이 부담한 항공료가 확인된 건수는 16건, 숙박료가 확인된 건수는 9건에 불과했다"며 "나머지는 임직원들이 비용내역 제출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이는 산업은행 해외사업부 직원들이 가봉 정제설비 건설 프로젝트 현장 및 미국 로즈몬투 쿠퍼 프로젝트 사업 예정지 현장을 투자 검토 목적으로 출장을 다녀오면서 항공료, 숙박비 지원 내역을 제출하지 않은 것을 말한 것이다.
가봉 건설 프로젝트는 삼성물산이 25%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미국 프로젝트는 한국광물자원공사와 LG상사가 각각 1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이것은 명백히 로비고 접대다"며 "지원받으려는 기업과 심사하는 정금공 직원들의 이러한 모습이 정당한가"라며 다그쳐 물었다.
이에 진웅섭 정금공 사장은 "불합리하다고 본다"며 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시인했다.
이 같은 불똥은 홍기택 산업은행장에게도 튀었다.
김 의원은 홍 은행장에게 "산은도 자금을 지원받으려는 기업의 돈을 받아서 출장을 가는가"라며 "과도한 로비를 받은 직원이 있으면 확인해 적절하게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홍 은행장은 "알겠다. 살펴보고 유념하도록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