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중년을 훌쩍 넘긴 대기업에 근무하는 K 이사(54세)는 반갑지 않게 찾아온 대머리로 심한 고민에 쌓여 있다. 머리가 이마에서부터 정수리까지 휑하게 비어 아무래도 외모에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 더욱이 거래처 사람들과 만나 상담할 때 머리가 풍성한 상대방에 시샘을 느껴본 적도 있다.
K 이사는 탈모가 아주 심할 경우 탈모예방 샴푸나 치료약보다는 모발이식이 효과적이라는 말에 모발이식을 생각하고 있으나 회사 사정상 여러 번 수술을 받기도 어렵고 이른 아침부터 회의와 영업으로 바빠 제대로 두피관리를 하지 못하게 될까 조심스럽기만 하다. K 이사와 같이 대머리가 심한 탈모환자들은 모발이식을 하려 해도 여러 가지 따져야 할 일이 많은 게 현실이다.
심한 탈모를 치유하는 모발이식에는 절개식 모발이식과 비절개식 모발이식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절개식 모발이식은 후두부에 있는 두피를 절개하여 떼어낸 후 모낭 단위로 모발이 필요한 곳에 심는 방법이다. 절개식모발이식은 일반화된 방법이지만 한 번에 채취할 수 있는 모발 수가 3천~5천 모로 정도로 제한되어 있어 이 방법으로 대량 모발이식을 하려면 2~3회 걸쳐 진행해야 한다.
반면 비절개모발이식은 절개하지 않고 모발이 많은 부위에서 각각의 모낭 단위를 하나하나 뽑아 한 모낭씩 옮겨 심는 방법이다. 흉터와 통증, 붓기가 거의 없고 재수술이 용이하며, 수술 후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적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K 이사와 같이 탈모가 심한 경우와 한꺼번에 많은 양의 모발을 이식하려 할 때에는 비절개모발이식이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노블라인의원 백현욱 원장은 설명했다.
비절개모발이식으로 심을 수 있는 두피의 크기도 관심이다. 정상적인 동양인의 경우 1㎠의 두피에 약 120개의 모발을 갖고 있다. 모발이식 수술을 할 때에는 약 1㎠당 100개 정도의 모발을 심게 되는데 가로세로 10㎝인 100㎠에 약 1만 개의 모발을 심을 수 있다. 이 크기는 국산 스마트폰 면적과 비슷하다.
그러나 탈모가 심할 경우에 절개식모발이식을 택하게 되면 3천~5천 모밖에 이식할 수 없는 한계로 인해 2~3차례 모발을 나눠서 심어야 하는 불편을 감내해야 한다.
노블라인의원 백현욱 원장은 1만 모가 넘는 모발을 비절개 방식으로 진행했을 때 상당히 광범위한 탈모 부위에 이식이 가능하다는 사례를 입증해 화제를 가져온 바 있다. 신속한 대량모발이식을 위해 총 7명의 의료진이 함께 수술에 참여하는데 시간당 1,000모, 하루에 1만 모 이상의 모발이식이 이뤄진다고 한다.
백 원장은 "비절개 모발이식이 7~8시간의 긴 수술시간과 수술비용이 다소 높다는 측면이 있지만, 대량모발이식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측두부나 후두부에 채취할 모발이 부족할 때는 턱수염이나 가슴털, 다리털 등 체모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