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회·조엘 코른라이히 차기 CEO로 거론
씨티은행 하영구 은행장이 KB금융지주 경선에서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씨티은행의 차기 CEO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하 은행장 자신이 KB금융 경선에 앞서 사의를 표하고 배수의 진을 쳤기 때문.
24일 한국씨티금융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오는 27일 오후 6시 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하 은행장의 뒤를 이을 차기 은행장 후보를 추천한다.
전임 하 은행장이 씨티은행에서 은행장을 5연임하며 은행권 최장수 은행장 기록을 세웠기 때문에 사실 씨티은행 내에서는 차기 은행장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씨티은행의 CEO 인선은 차분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씨티그룹은 '탤런트 인벤토리 리뷰(Talent Inventory Review)'라는 후계자 양성제도에 맞춰 최고경영자(CEO) 승계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하영구 은행장의 후계자도 이 틀 안에서 선정될 수밖에 없다는 소리다.
현재 한국씨티은행 내부에서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은 박진회 수석부행장과 조엘 코른라이히 소비자비즈니스 책임자 부행장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글로벌 씨티그룹에서 별도의 인물을 내정할 수도 있지만 한국의 노조문화 등 특수한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두 사람이 내부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하영구 은행장의 후임으로 자주 거론됐던 이흥주 수석부행장은 최근 내부 인사를 통해 싱가포르 프로젝트 매니저로 발령이 나면서 일단 후계구도에서는 제외되었다.
사실 행추위가 구성된다고 해도 타행처럼 외부 인사까지 폭넓게 후보군에 올려 검증을 받는 시스템이 아니라 현직 행장과 아태지역 CEO가 상의해 후계자를 내정하는 형태라 사실상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을 이수한 두 사람 중 하나가 하 은행장의 바톤을 이어받게될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박진회 수석부행장은 1957년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으며,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이수하고 런던 정경대(LSE)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는 하 은행장과 함께 한국씨티은행의 터를 닦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랜 기간 경영의 동지였다.
그가 1980년 씨티은행 자금담당 본부장으로 씨티와 인연을 맺은 것도 하 은행장의 조언이 컸다는 전언이다. 이후 그는 삼성증권 운용사업부담당 상무, 한미은행 부행장, 한국씨티은행 수석부행장을 맡으며 기업금융의 경쟁력에 힘을 보탰다.
작년 한국에 와 소비자비즈니스책임자를 맡고 있는 조엘 코른라이히는 1966년생으로 글로벌 씨티그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그는 씨티은행 싱가포르 소비자금융 이사, 러시아 소비자금융책임자, 벨기에와 스페인 소비자금융대표, 인도네시아 소비자금융책임자 등 글로벌 전역을 돌며 소비자금융의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