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정부, 상환능력 없는 114만명 약정자 외면"
국민행복기금 상환자의 40~50%가 소액을 장기간 연체한 저소득자라며 적극적이고 과감한 채무 조정으로 이들을 구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7일 금융위원회 종합감사를 통해 "국민행복기금의 장기 소액 연체자들은 저소득자임에도 높은 상환율을 보이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행복기금 대상자의 빚을 추가적으로 감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채무 조정으로 채무자들이 조속히 대출을 완제하고, 하루 속히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받은 국민행복기금 인수현황 자료에 따르면 7.5조의 신용회복기금과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으로부터 매입한 10.3조의 부실채권으로 구성된 국민행복기금 중 국민행복기금과 채무자가 직접 신규로 약정을 체결한 경우는 19만6000명이었다.
국민행복기금 약정자 19만6000명의 채권액은 2조1659억원이었으며, 캠코가 매입한 가격은 2512억원이었고, 캠코가 약정체결 채무자들로 하여금 회수한 금액은 1785억원이었다.
즉, 국민행복기금이 1년 동안 매입 금액 2512억원의 71%(전체 매입액 5271억원 대비 34%)를 회수한 것이다.
이는 민간 채권추심회사의 회수율을 이미 상회하는 것으로 이 같은 추세라면 조만간 캠코는 매입 금액을 전부 회수하고, 부담을 지지 않게 될 수 있다.
김 의원이 19만60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연체금액별로는 평균 1059만원으로 500만원 미만이 가장 많고, 500만원∼1000만원, 1000만원∼2000만원, 2000만원~3000만원, 3000만원~4000만원, 4000만원 이상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42.3%인 8만2995명은 500만원 미만의 소액대출자였으며, 2000만원 미만의 약정체결자는 전체의 약 85%를 차지했다.
연체기간별로는 평균 6년 4개월로 6년을 초과한 이들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1~2년, 2~3년, 3~4년, 4~5년, 5~6년, 1년 이하 순으로 뒤를 이었다. 7년 이상의 장기연체자는 8만3993명으로 42.8%에 달했다.
소득금액별로는 연 평균 436만원으로 1000만원 미만, 1000∼2000만원, 2000∼3000만원, 3000∼5000만원, 5000만원 이상 순으로 많았다. 1000만원 미만의 소득자는 전체의 56.2%인 11만58명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지난 9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은행연합회에 등록돼 있는 채무불이행자 110만명 중 42%에 해당하는 46만명이 500만원이하 소액대출이라는 점을 지적했는데 국민행복기금 역시 결과는 같다"면서 "정부가 소액대출자를 금융채무불이행자로 그대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과감한 채무 조정으로 이들을 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 의원이 금융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약 350여만명의 금융채무불이행자 중 114만명은 상환능력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위는 지난해 10월 국민행복기금 6개월을 맞이해 금융채무불이행자 특성별 맞춤형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자 금융채무불이행자의 규모와 특성에 대해 분석을 실시한 바 있다.
금융위 자료에 따르면 약 172만명 가량은 자체적으로 상환능력을 회복하거나 국민행복기금, 신용회복위원회 또는 개인회생 등 공적·사적인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활용해 채무를 상환하고 있었다.
반면 약 114만명 가량은 기초생활수급자, 고령 등의 이유로 상환능력이 부족해 채무조정이 어려웠고, 나머지 약 65만명은 근로능력은 있으나 무직 등의 사유로 소득창출 기반이 미약해 본인이 적극적으로 채무조정을 신청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김 의원은 "금융당국은 114만명의 금융채무불이행자의 채권회수가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실상 방치해 이들이 채권추심 압박과 채무불이행자라는 낙인 속에 사실상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신속하게 개인 회생과 파산을 통해 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114만명이 상환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들을 개인회생, 파산 등과 연계하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 스스로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의지가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