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문희상 연설, 공무원연금·복지재정 해법 크게 엇갈려

공무원연금 개혁…金, 애국심 호소 VS 文, 사회적 타협 강조
金 "과잉복지 상태"에 文 "복지는 시대정신" 인식 차 드러내 

국회에서 30일 열린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사회 각 분야의 대타협을 강조하면서도 내용면에서 차이를 보였다. 특히 공무원연금 개혁과 복지 재정 문제에 대해서는 상반된 의견을 나타내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 공무원연금 개혁, 金 "공무원 여러분 도와달라"…文 "대타협 이뤄야"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고통 분담에 무게를 뒀다. 그 중 연말정국 핫이슈로 떠오른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당론 발의한 '하후상박(下厚上薄)'식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설명하며 현 공무원연금 문제점을 지적, 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미래를 위해 공무원연금 개혁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정치적인 손해를 보더라도 용기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 정당은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국가와 국민의 미래"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공무원들을 향해 "공무원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지는 않을 것임을 약속드린다. 정부와 함께 공무원의 사기진작을 위한 처우개선책도 만들겠다"며 "공무원 여러분, 도와 주십시오! 조국근대화의 주역으로 일해 온 여러분께서 다시 한 번 애국심을 발휘해 연금 개혁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공무원연금 개혁은 숙명과도 같은 것"이라고 개혁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한 절차를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이 문제는 국회에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국회에서 군사작전 하듯 밀어붙여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거듭 정부여당의 '연내처리' 압박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공무원연급 개혁은 반드시 관련 당사자와 미래를 내다보는 대타협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재차 밝혀 공무원연금을 둘러싼 여야의 질긴 줄다리기를 예고했다. 

□ 복지재정 놓고 金 "복지수준 합의해야"…文 "재원마련 위한 국민대타협 필요" = 김무성 대표는 고통분담을 통한 사회적 대타협 운동을 제안하며 그 핵심으로 "복지수준에 대한 국민적 합의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그는 "'저성장-과잉복지'로 과거에 위기를 겪었던 선진국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한다"며 현재의 복지 수준을 '과잉복지'로 규정했다. 이어 "복지는 혜택이 아니라 국가의 의무이지만 공짜복지는 없다"면서 "복지수준을 높이려면 누군가는 반드시 그 부담을 져야한다. '저부담-저복지'로 갈 것인지, '고부담-고복지'로 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적 여력은 커지지 않은 가운데 복지 욕구는 분출하고 있다"며 "나라 곳간이 부족한 상태를 심각하게 염려해야할 시점이다. 남유럽처럼 기성세대가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빚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복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만이 국가 재정건전성을 지킬 수 있고 국가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문 위원장은 복지에 대해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국가의 기본책무"라며 현재 OECD가입 국가 중 최하위권인 복지 수준과 GDP대비 복지지출을 지적했다. 그는 "복지는 국민이 선택한 시대정신이고 대세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합리적으로 대응하고 양극화와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백신이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약속한 '증세 없는 복지'는 지금 '복지 없는 증세'로 바뀌었다. 그것도 담뱃세, 자동차세 등 온통 서민증세뿐"이라며 거듭 부자감세 철회를 주장했다.

복지재정과 관련해 그는 "이제 우리 사회가 사회보장 재원 마련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조세문제 논의를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를 약속한 바 있다. 이에 국회 차원의 지속가능한 복지재원 논의를 위한 '국민대타협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